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정보기관의 첩자로 의심받는 인물과의 불륜 관계를 시인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이사회는 중국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에 황 CEO가 이용됐는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황 CEO가 외국 정보기관의 표적이 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외부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를 감독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국가안보나 엔비디아의 기밀이 침해됐다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면서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조사 기간에도 경영을 계속 맡는다.
황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혼외 관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나는 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했다. 내 행동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와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가 중국 정보기관에 포섭된 것으로 의심하는 앨리스 황 전 메가스피드인터내셔널 임원이 황 CEO에게 접근했다는 언론 보도에서 비롯됐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메가스피드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황 CEO는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엔 메가스피드 관계자들과의 접촉이 일반적인 사업상 관계였다고 일축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혼외 관계를 인정하면서 중국 정보기관이 이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민감한 정보를 확보하려 했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조사는 황 CEO에게 경영을 크게 의존하는 엔비디아의 지배구조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공개적인 CEO 승계 계획이 없으며 뚜렷한 후계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자인 황 CEO는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직접 주도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시가총액이 약 5조8000억달러(약 7911조원)까지 치솟았지만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최근 5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핵심 경영진의 안보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이달 예정된 실적 발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