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으로 역대 최대 5억달러 정치자금 지원
데이터센터 사업 등에 규제 부메랑 관측
청문회 가능성·주가는 3%대 하락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국 공화당이 참패하고 텍사스주에서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탄생한 가운데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도 않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ㆍ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패배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ㆍCNBCㆍ롤링스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지지한 공화당 후보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완패했다며 머스크야말로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로 지목됐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텍사스주를 공화당의 텃밭으로 유지하기 위해 약 5억달러(약 67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는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은 개인이 단일 선거에 투입한 정치자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머스크는 전체 지원금의 절반에 가까운 2억달러를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투입하며 이 지역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텍사스는 1988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어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지역이다. 또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로켓ㆍAI 기업 스페이스X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반도체 제조 사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지나 이노호사 민주당 후보가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를 후보를 꺾었다.
또 머스크가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ㆍ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팩’이 8700만달러를 지출한 44개 연방 선거구 가운데 승리를 거둔 곳은 단 3곳에 그쳤다. 29개 선거구에서는 패배가 확정됐고 12곳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각각 3.81%, 3.34% 급락했다.
머스크는 투표 당일까지도 엑스(Xㆍ옛 트위터)에 공화당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게시했으나 자신이 수년간 적대해온 민주당의 부활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현재는 이를 삭제했다.

머스크가 직면할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다. 데이터센터는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던 28조5000억달러 규모의 잠재 시장을 공략하는 데 핵심적인 시설이다.
애널리스트들과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스크는 또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한 제한 조치, 자신이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의 대규모 연방정부 인력 감축, 자신이 소유한 기업들에 제공된 정부 계약과 보조금 등을 둘러싸고 민주당 의원들의 감시 대상에 올라 있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가 의회 청문회에 소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인 로버트 가르시아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은 전일 저녁 공화당과 그 동맹 세력을 향해 “변호사부터 구하라(Lawyer up)”라고 단 두 단어로 된 직설적인 경고를 날렸다.
미국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꺾고 승리한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도 “어떤 억만장자나 조만장자도 선거를 돈으로 살 수 없도록 정계에서 ‘빅 머니’(거대 자본)를 없애야 한다”며 “상위 1%에만 이득이 된 조작된 경제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사실상 머스크를 겨냥했다.
제이크 달러하이드 롱보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석권하면 기술업계에 압박이 가해지고, AI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규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우리가 매일 목격하면서도 당연하게 여겨온 서부 개척시대처럼 무법적으로 질주하는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