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활용은 늘고 기술 이해는 줄고…경기 중1 기본소양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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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은 도시만 올라 격차 2.6→4.3점…’AI 언플러그드' 제언

경기도 중학교 1학년의 디지털 기본 소양이 1년 새 떨어졌다. 정보와 콘텐츠를 다루는 능력은 올랐지만 디지털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쓰는 능력은 뒷걸음쳤다. 초등학교 4학년은 평균이 올랐지만 도시에서만 올라 읍·면과의 격차가 2.6점에서 4.3점으로 벌어졌다.

특히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폰 프리스쿨'에 이어 생성형 AI 사용 제한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성적표다.

▲경기도교육연구원 현안보고 ‘2025~2026년 경기 학생 디지털 역량 진단결과 분석'에 실린 중학교 기본소양·실천역량·총점 비교. 중학교 1학년의 기본소양은 77.7점에서 76.3점으로, 총점은 78.7점에서 78.1점으로 낮아졌다. (경기도교육연구원)

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연구원은 10월 26일 현안보고 ‘2025~2026년 경기학생 디지털역량진단 결과분석'을 발간했다. 2025년 2학기와 2026년 1학기 진단검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초등학생 7119명과 1만694명, 중학생 6814명과 1만913명이다.

중학교 1학년의 기본소양은 77.7점에서 76.3점으로 1.4점, 총점은 78.7점에서 78.1점으로 0.6점 낮아졌다. 두 지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하락이다. 실천역량은 79.7점에서 80.0점으로 수치상 올랐지만 유의한 변화는 아니었다. 상위 수준 학생 비율은 55.7%에서 53.7%로 줄고 중간 수준은 31.0%에서 33.3%로 늘었다.

하위영역에서는 엇갈렸다. 정보·콘텐츠의 관리와 활용능력 추정치는 0.58에서 1.15로 가장 크게 올랐고, 디지털 의사소통과 협력, 디지털 시민참여도 유의하게 상승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의 이해와 활용은 1.44에서 1.15로 유의하게 떨어졌다.

연구진은 '디지털 기기를 도구로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과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중학교에서는 기술의 작동 원리와 특성을 이해하고 목적에 맞게 골라 쓰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하락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교육과정 편성과 수업 운영, 가정의 디지털 환경을 살피는 후속 조사를 제안했다.

중학교의 도시·읍면 격차는 3.9점에서 3.4점으로 줄었다. 그러나 도시 총점이 79.6점에서 78.6점으로, 읍·면이 75.8점에서 75.2점으로 함께 떨어진 가운데 도시의 하락 폭이 더 컸던 결과다.

연구진은 “'상향 평준화에 의한 격차 축소'와 '상위 수준의 하락에 따른 격차 축소'를 구분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적었다.

초등학교는 반대로 움직였다. 4학년 총점은 70.9점에서 72.2점으로, 기본소양은 69.9점에서 70.8점으로, 실천역량은 71.9점에서 73.5점으로 모두 유의하게 올랐다. 상위 수준은 31.2%에서 34.4%로 늘고 하위 수준은 21.0%에서 18.2%로 줄었다.

상승은 도시의 몫이었다. 도시 초등학생 총점은 71.4점에서 72.7점으로 올랐지만 읍·면은 68.8점에서 68.4점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격차는 총점 2.6점에서 4.3점, 기본소양 2.5점에서 4.0점, 실천역량 2.7점에서 4.6점으로 커졌다.

연구진은 "도시만 성장하며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해석됨"이라고 분석했다.

성취수준 분포도 같은 방향이다. 도시 초등학생의 상위 수준 비율은 32.5%에서 35.6%로 올랐지만 읍·면은 26.0%에서 26.1%로 제자리였다. 2026년 하위 수준 비율은 도시 17.3%, 읍·면 24.6%다. 읍·면 초등학생 4명 가운데 1명꼴이 하위 수준에 머문 셈이 아니라, 정확히는 24.6%가 하위 수준이다.

기기는 이미 학생 수만큼 깔려 있다. 도교육청은 2024년 7월 학생 1인 1스마트기기 100% 보급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디지털 기기나 유료 AI 구독권 보급 같은 물리적 지원과 함께 기초학력 제고, 교사의 디지털 역량 함양, 순회 지원팀 운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기기 보급과 역량 변화의 인과관계를 분석하지는 않았다.

교육감의 정책은 기기 사용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안 교육감은 취임 첫날 1호 결재로 '폰 프리 스쿨'을 시작했다. 학생자치회가 학교별 사용 약속을 정하는 방식으로, 실천학교 1246개교 가운데 300개교가 선도학교로 운영된다. 9월 7일 시작한 '폰 프리 100일의 기적'에는 9월 21일 기준 학생 약 1만8000명이 참여했다.

생성형 AI는 다음 과제로 올랐다. 안 교육감은 10월 27일 포천 학부모 타운홀 미팅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한 '폰 프리 스쿨'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만큼, 다음 단계로 중학교까지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교육은 차질 없이 진행하되, 생성형 AI를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어주는 것은 교육감으로서 용기를 내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28일 수원 타운홀 미팅에서도 중학교까지 생성형 AI 사용 제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AI 교육을 선도할 수 있도록 ‘AX경기교육대전환 위원회'를 설립하고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AI 교육은 확대하되 생성형 AI 사용은 제한하는 투트랙이다. 시행 범위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보고서도 기기에 기대지 않는 교육을 제안했다. 컴퓨터·태블릿·AI 프로그램 없이 놀이와 카드, 역할극으로 AI 원리를 익히는 ‘AI 언플러그드' 교육이다.

연구진은 디지털 기기 피로도를 줄이고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생성정보를 검증하는 팩트체크 교육과 AI 윤리교육을 기존 교과와 연계하는 방안도 담았다.

읍·면 격차 해소책으로는 격차가 큰 교육지원청에 연구·선도학교 우선 배치, 통학과 순회 인프라 지원, 공동 디지털 실습실, 찾아가는 경기 AI 교육 캠퍼스, 도교육청과 지자체의 '벽깨기' 협력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격차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착화되지 않도록 초등 단계에서의 선제적 개입이 중요함"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를 읽을 때 걸러야 할 대목도 있다. 두 해 조사는 같은 학생을 추적한 것이 아니라 해마다 새로 참여한 집단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진은 결과를 개별 학생의 성장이나 특정 교육정책의 효과로 귀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시점은 폰 프리 100일 실천이 시작되기 전이다. 2026년 참여 초등생은 도시에서 3634명 늘었지만 읍·면에서는 29명 줄었다.

연구진은 진단·실행·재진단을 해마다 잇고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현장 맥락을 질적 연구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내년 1월 ‘AI시대의 2027년 경기교육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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