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44일 경청 끝 '특수교육 근본 수술'…11월 대안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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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시군 순회 뒤 RAS 편지 공개… 장애학생·학부모·교사와 논의, 2027 교육정책 반영 추진

의정부 초등학생들이 부른 '꿈꾸지 않으면'이 경기도 31개 시·군을 누빈 44일간의 학부모 순회를 마무리했다.

아이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이튿날 공개한 글에서 특수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호소를 직접 들은 뒤 임시방편식 지원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11월 장애학생 학부모와 특수교사, 전문가들을 만나 대안을 논의하고, 현장에서 확인한 교육격차와 과밀학급 문제도 2027년 경기교육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31일 공개한 세 번째 'RAS 편지' 표지. 안 교육감은 31개 시·군 학부모 순회를 돌아보며 특수교육 개편과 교육격차 해소, 이주배경학생 지원 등 후속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안민석 교육감 블로그)

3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부모 타운홀 미팅 대장정을 마치며'라는 제목의 세 번째 'RAS 편지'를 공개했다.

9월 17일 화성·오산에서 시작해 30일 의정부에서 마무리한 '찾아가는 교육감실'의 경험과 향후 경기교육 운영 방향을 직접 정리한 글이다.

안 교육감은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부터 가장 적은 연천까지,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나니 경기교육이 훨씬 잘 보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들의 질문을 아이를 키우는 경험에서 나온 현장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편지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한 후속 과제는 특수교육이다.

안 교육감은 "가는 곳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한 맺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특수교육의 판을 새로 짜려 합니다. 땜질식, 임기응변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11월에는 장애학생 학부모와 특수교사,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논의 자리를 마련해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안 교육감은 순회 과정에서도 특수교육지도사 부족과 특수학교 설립, 장애학생의 장거리 통학 문제 등을 청취했다.

28일 수원 타운홀미팅에서는 장애학생과 느린학습자 등을 위한 지원체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고, 30일 마지막 의정부 행사에서는 경계선 지능 학생 등 개별적인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교육지도사 증원 규모와 특수학교 설립 일정, 관련 예산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안 교육감이 이번 순회에서 강조한 또 다른 문제는 교육청에서 마련한 정책이 실제 교실에 적용되는 과정이다.

그는 편지에서 공무원의 책상에서 만든 정책이 현장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교문을 넘지 못하고 교실에 스며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학부모의 질문을 직접 듣는 방식으로 교육정책의 출발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안 교육감은 이를 '교문현답'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교육 문제의 답을 학교와 학부모가 있는 현장에서 찾겠다는 의미다.

그가 스스로 제시한 '교육감실에 없는 교육감'이라는 약속도 이번 순회를 통해 구체화됐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북부 양주 관련 일정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안 교육감은 30일 의정부를 끝으로 44일간의 경기도 31개 시·군 학부모 타운홀미팅을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제기된 교육 현안을 2027년 경기교육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페이스북)

도교육청은 44일간 도내 31개 시·군에서 학부모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안 교육감은 하루에 여러 지역을 방문했고, 과천·가평·이천·의정부 등에서는 낮 시간 참석이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오후 7시에 행사를 시작했다.

순회 과정에서는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 통학안전, 사교육비 부담, 인공지능(AI) 교육, 교권보호 등 지역별 현안을 논의했다.

안 교육감은 이번 편지에서 교육격차 해소와 함께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를 위한 별도 대책, 폐교 문제, 과밀학급과 소규모학교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30일 안산 타운홀미팅에서는 이주배경학생과 내국학생이 함께 배우는 교육환경 조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안 교육감은 이주배경학생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교육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해철 국회의원은 안산교육지원청과 안산시,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같은 날 저녁 의정부도시교육재단 시민홀에서는 31개 시·군 순회의 마지막 타운홀미팅이 열렸다.

행사에는 학부모와 학교장, 박지혜·이재강 국회의원, 강현석 의정부시 부시장, 조세일 의정부시의회 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학부모들은 느린학습자와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편한 교복 운영, 폰프리 스쿨과 독서·예술·스포츠(RAS) 교육 등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다.

안 교육감은 교복 관련 행정업무를 교육지원청이 맡아 학교의 부담을 줄이고, 교복업체 간 담합 등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사에게 집중되는 민원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민원은 교사가 아닌 교육감에게 제기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교육청과 학교, 지방자치단체의 협력도 이번 순회에서 확인한 과제다.

안 교육감은 RAS 편지에서 평택의 홍기원, 광명의 임오경, 안성의 윤종군, 포천의 김용태 국회의원 등이 지역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학부모들의 질문에 함께 답한 사례를 소개했다.

교육감과 교육장, 학교장, 국회의원, 시장·군수가 한자리에 모여 지역 교육 문제를 논의했던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44일간의 일정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도 전했다.

안 교육감은 순회 도중 두 차례 혓바늘이 돋아 발음이 어눌해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일정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학부모들과 만나며 현장에서 몰랐던 문제를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30일 의정부에서 열린 '찾아가는 교육감실' 학부모 타운홀미팅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안 교육감은 학생들의 합창으로 44일간의 경기도 31개 시·군 순회를 마무리했으며, 이튿날 공개한 RAS 편지에서 특수교육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과 현장 의견의 정책 반영 계획을 밝혔다. (안민석 교육감 블로그)

30일 밤 의정부에서 마지막 일정을 마친 뒤에는 학생들이 부른 '꿈꾸지 않으면'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소개했다.

이튿날인 31일 오전 7시에는 의정부 교육 관계자들과 중랑천을 달리며 순회 일정을 돌아봤다고 적었다.

안 교육감은 현장에서 미처 답하지 못한 질문까지 검토해 2027년 경기교육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11월 학교장 타운홀미팅을 개최해 학교 운영 과정의 어려움을 추가로 듣고, 내년에는 올해 순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 두 번째 학부모 타운홀미팅을 준비할 계획이다.

안 교육감은 RAS 편지를 마무리하며 "다시 달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과 교사, 학부모님이 행복할 때까지 경기교육가족과 함께 달리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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