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점유율 中 29.6%·韓 4.1%
품질·납기·유지보수 경쟁력 강화 시급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산업설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10년 새 수출 규모가 2.5배 늘어난 가운데 신흥 제조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품질과 납기, 유지보수 역량을 강화해 중국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산업설비 수출의 부상과 글로벌 공급구조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액은 2015년 1042억달러에서 2025년 2572억달러로 약 2.5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8.2%로 소비재(1.8%)와 중간재(6%)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이 소비재와 중간재 공급을 넘어 다른 국가의 제조업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산업설비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주요 제조국 간 수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경합도(ESI)는 2015년 46에서 2025년 5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은 55에서 62로, 일본은 44에서 47로 높아졌다. 수출경합도가 높아질수록 양국의 수출 품목 구조가 유사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쟁력은 범용 산업설비를 중심으로 강화됐다.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전력설비와 식품·섬유가공기계에 이어 물류·이송설비에서도 독일을 앞섰다. 범용·기타 설비 분야에서는 독일과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신흥 제조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신흥 제조시장의 산업설비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1.1%에서 2024년 29.6%로 8.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3%에서 4.1%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선진 제조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중국의 점유율은 12.8%에서 14.0%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3.0%에서 3.3%로 점유율을 높였다. 독일과 일본의 점유율이 각각 16.5%에서 15.0%, 7.5%에서 6.4%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 확대 배경으로 아세안 등 신흥국의 제조업 투자 증가와 중국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꼽았다. 중국의 제조업 해외직접투자 누적액은 2015년 785억달러에서 2024년 3389억달러로 늘었다. 내수 부진에 따른 해외 판로 개척과 수출단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산업설비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은 품질·납기 신뢰성과 부품 공급·유지보수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정부 또한 현지 인증 대응과 수요기업 발굴 등을 지원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