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마린과 계약…희귀질환 신약 공동개발 결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하는 파브리병 치료제 후보물질이 미국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 바이오마린에 기술수출됐다. 최대 4억7500만달러(6347억원) 규모 계약으로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2020년 시작한 희귀질환 신약 공동개발 협력이 글로벌 사업화 성과로 결실을 맺었다.
30일 한미약품 등에 따르면 양사는 바이오마린과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LA-GLA’의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각각 ‘HM15421’, ‘GC1134A’라는 개발코드로 공동 개발하는 바이오신약이다.
전체 계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7000만달러(약 935억원)와 임상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4억500만달러(약 5412억원)로 구성된다. 상업화 이후 제품 순매출에 연동한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은 양사에 절반씩 배분된다. 다만 판매 로열티의 세부 조건과 배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바이오마린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후보물질의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2상이 끝나면 후속 임상개발과 생산, 해외 상업화를 단독으로 담당한다. 한국 내 허가와 상업화 권리는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유지한다.
파브리병은 GLA 유전자 변이로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 효소의 활성이 떨어져 특정 당지질이 체내에 축적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신장과 심장, 말초신경계 등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LA-GLA는 환자에게 부족한 효소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LA-GLA의 핵심 차별점은 투여 간격과 방식이다. 기존 파브리병 효소대체요법은 주로 2주에 한 번 정맥주사로 투여된다. LA-GLA는 월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제제로 최초의 피하주사 파브리병 효소대체요법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투약 횟수를 줄이고 정맥주사에 따른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2020년 파브리병 등 리소좀축적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술과 GC녹십자의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역량을 결합해 개발을 진행해 왔다.
양사에 따르면 LA-GLA는 전임상 연구에서 신장 기능과 혈관 건강, 말초신경계 관련 지표에 대한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 LA-GLA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 아르헨티나에서 진행 중인 임상 1/2상은 파브리병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약력학 등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최대 48주간 이상사례의 발생률과 특성을 주요 평가변수로 살펴보고 신장 기능을 비롯한 질환 관련 지표도 확인한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LA-GLA는 국내 굴지의 제약사 간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가능성을 높였다는 오픈이노베이션 관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LA-GLA의 글로벌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는 동시에 국내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이번 기술수출은 양사의 긴밀한 R&D 협력이 아우러져 거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링과 사업화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마린은 이번 계약을 통해 파브리병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회사는 올해 4월 아미커스 테라퓨틱스(Amicus Therapeutics)를 48억달러(6조4300억원)에 인수하면서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를 확보했다. 여기에 차세대 효소대체요법 후보물질을 추가해 갈라폴드 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군까지 치료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