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IRP에 기금형 도입…수탁법인은 3개 유형 인가제로
김영훈 "퇴직급여법 개정안 연내 통과되도록 협의"

정부와 여당이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퇴직금 재원을 회사 밖 금융기관에 미리 쌓아두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회사가 도산해도 노동자가 퇴직금을 떼이지 않게 하려는 취지다. 500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전문기관이 굴려 수익률을 높이는 기금형 퇴직연금도 도입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당정협의회에서 "2030년 전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 적립을 의무화할 것"이라며 "노동자의 체불 위험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올해 2월 노사정 공동선언을 토대로 실무작업을 거쳐 기금형 제도와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당정은 이런 내용을 반영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이달 중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외적립 의무화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뉜다. 법 개정 뒤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8년 1월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적용하고,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넓힌다. 회사가 퇴직금을 자체 보관하다 퇴직 때 지급하는 기존 퇴직금 제도는 사라지고, 모든 사업장이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기금형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 기한이 지나도록 제도를 들이지 않은 사업장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에 자동 가입된다. 김 장관은 "영세 사업자의 어려움을 감안해 120억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 도입되는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성을 갖춘 별도 수탁법인이 여러 회사의 적립금을 모아 대신 굴리는 방식으로, 노동자가 상품을 직접 고르는 DC와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용된다. 수탁법인은 금융회사가 세우는 금융기관 개방형, 복수 사업주나 노사단체가 참여하는 연합형,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기관 개방형 등 세 유형으로 나눠 예비·본인가 2단계 인가를 거친다. 금융기관 개방형의 최소자본금은 120억원이다. 쟁점이던 국민연금공단의 운용 참여 여부는 국회 논의 과제로 남겼다.
지난해 말 기준 501조4000억원인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수익률은 6.47%로 국민연금(18.82%)에 크게 못 미쳤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은 계좌도 지난해 16.5%에 그쳤다. 당정은 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현행 70%)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일시금 수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 장관은 "계약형 퇴직연금도 과감히 개선해 수익률 제고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연금과 일시금에 대한 비교 자료를 제공하고, 인식 교육 강화와 함께 세제 지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노사정이 퇴직연금 활성화에 뜻을 이룬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오랜 논의 끝 어렵게 이룬 사회적 합의인 만큼 구체적인 제도 개선과 입법 성과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