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예방에 연 700억유로 투자…EU, 27개국 계획 의무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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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 2029년 위험평가ㆍ2030년 계획 수립
유럽 올해 기후피해 1130억 유로 전망
韓 기업, 전력기기ㆍ방재 등 기회
자동차ㆍ배터리 분야는 비용 증가 우려

▲프랑스 남부 뤼넬에서 20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침수된 도로를 걷고 있다. (뤼넬(프랑스)/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회원국별 예방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난 발생 후 피해를 복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기후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간 약 700억 유로(약 104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U 기후회복력 체계’를 발표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춘 ‘기후회복력법’을 제안했다. 법안은 27개 EU 회원국이 공통 기준에 따라 기후위험을 평가하고 국가별 대응계획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회원국들은 2029년 6월 말까지 국가별 기후위험 평가를 마쳐야 한다. 이어 2030년 말까지 국가 목표와 대응 조치, 필요한 투자액 및 재원조달 방안 등을 담은 ‘국가 기후회복력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공표해야 한다. 평가와 계획은 5년마다 갱신하도록 했다.

기후위험 평가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030년까지 1.5도, 2050년까지 2도, 2100년까지 3도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공통 기준으로 활용한다. 국가마다 다른 기후 전망과 평가 방식을 통일해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와 재난 예방 정책에 반영하려는 취지다.

유럽에서는 최근 기후재난의 경제적 피해가 급증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2022~2025년 유럽의 기후재난 피해액은 총 2000억 유로로 연평균 500억 유로에 달했다. 또 손실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만 폭염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 경제적 손실이 113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U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와 경제구조 개선에 연간 약 700억 유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기후적응 투자의 경제적 편익은 피해 예방 효과 등을 고려하면 투자액의 10배를 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기후적응 기술·서비스 시장도 2050년까지 연간 3조5000억 유로 규모로 네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후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며 관리하는 유럽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폭염 대응계획과 기후보험 연합, 수자원 관리 정책도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유럽 내 전력망 보강과 냉각시설, 홍수방지 설비, 수자원 관리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전력기기ㆍ건설ㆍ방재 기술 기업은 유럽시장 진출이 확대될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유럽에 생산ㆍ물류시설을 둔 자동차ㆍ배터리ㆍ전자기업은 기후위험에 대비한 설비투자와 공급망 관리 비용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다만 연간 700억 유로는 확정된 EU 예산이 아닌 투자 필요액 추산치다. 법안 역시 회원국의 대응체계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업에 직접적인 신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며 실제 투자 규모와 기업별 영향은 각국의 대응계획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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