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 호실적을 거두고도 주가 부진을 겪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추격보다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주가를 압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영훈 iM증권 이사는 2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찐코노미’(연출 이은지)에 출연해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반도체 대형주 약세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시장의 반등 조건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먼저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추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시장은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을 두려워하지만, 이번 CXMT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매출은 성장했으나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를 기존 메모리 제품과 DDR5급 이상 고성능 제품의 생산 수율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역시 중국의 기술 추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우위를 중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이사는 중국의 기술 추격보다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이 주가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상승기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급증하면서 수급 왜곡이 심화했고, 하락 국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낼 자금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연기금의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도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마저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된 가운데 증시 예탁금이 90조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도 외국인 매도세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 AI 기반시설 투자에 집중된 차입 자금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AI 산업의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차입 투자를 확대했던 사모펀드와 헤지펀드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보유 자산을 매도하면서 그 여파가 반도체와 기판 등 관련 업종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AI 기반시설 기업 코어위브의 채권 수익률 급등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킨 사례로 제시됐다.
이 이사는 "코어위브가 전체 AI 인프라 구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금리 국면에서 무보증 채권 수익률이 15%를 넘어서자 시장이 과도한 공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초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여서 자금 조달 비용에 민감하다. 코어위브의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불거진 자금 조달 부담이 AI 관련 기업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이사는 이러한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엔비디아가 관련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지급보증 등을 검토하며 AI 산업 생태계의 불안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 이사는 향후 국내 증시의 반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를 꼽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접근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고, 이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분쟁이 완화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미국 국채 금리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면서 국내 반도체주를 비롯한 주요 업종의 수급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