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 성장 견인⋯민간소비는 0.2% 감소
GDI 49년 만에 최대 상승폭⋯"4분기부터 소비 회복"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1.0% 성장하며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가 성장을 이끈 가운데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에 이를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은행은 4분기 성장률이 0%에 그쳐도 연간 3.6%, 1.4% 이상을 기록하면 연간 4% 성장도 가능하다고 봤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1.0%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의 8월 전망치(0.3%)를 0.7%포인트(p)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증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라며 “4분기 성장률이 0%라면 연간 성장률도 3.6%가 나온다. 4분기 성장률이 1.4% 이상이면 연간 4%도 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3.3%)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0.7%p 상회한 것은 연간 성장률을 0.35%p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투자가 이끌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면서 4.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0.7%,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2.3% 확대됐다.
부문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0.9%p, 순수출(수출-수입)이 0.1%p를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와 정부소비가 각각 0.4%p, 0.3%p를 차지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이 국장은 “민간소비가 감소했음에도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줄며 전분기(0.4%)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재화뿐 아니라 금융·음식 등 서비스 소비도 줄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면서 1.9% 증가했다.
한은은 민간소비 감소 원인으로 주식 거래량 축소와 완성차 업체 파업을 지목했다. 7월부터 증시 조정으로 주식 거래가 줄면서 금융서비스 소비가 감소했고, 10년 만의 승용차 제조업체 전면 파업으로 차량 인도도 지연됐다. 이 국장은 “두 가지 특이 요인이 없었다면 민간소비는 0.2% 감소가 아닌 0.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민간소비가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높은 가계부채 부담과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있어서다. 이 국장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에는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업 소득이 정부와 가계 소득으로 파급되기까지는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은 10월 들어 승용차 소비가 상당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반도체 기업의 현금배당과 내년 초 성과급 지급도 가계소득을 높일 요인으로 봤다. 내년도 정부 이전지출 확대 역시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장비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기 대비 2.0% 성장했다. 건설업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2.0% 늘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과 농림어업은 각각 3.7%, 5.9%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0.2% 성장에 그쳤다.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8% 늘어 1977년 4분기(19.0%) 이후 48년 9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품 가격 상승과 원유 등 수입품 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