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의심업체 입찰 단계서 걸러낸다…보증금 부과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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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부과 뒤 투찰업체 83.9% 감소…평균 낙찰 순위 41위서 1.5위로
의심업체는 공급 경쟁입찰 참여 때 보증금 5%…심사 포기 기준도 2회로 강화

▲강성민 조달청 차장이 23일 대전청사에서 물품 구매 무분별 입찰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조달청)
공공조달시장에서 계약을 이행할 능력이 없거나 낙찰 뒤 심사를 포기하는 업체를 입찰 단계에서 걸러내기 위한 제도가 시행된다. 조달청은 페이퍼컴퍼니 의심업체가 물품 공급 경쟁입찰에 참여하면 입찰보증금을 부과해 무분별한 투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조달청은 ‘물품 구매 무분별 입찰 근절 대책’을 11월 16일부터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강성민 조달청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찰 이후 사후 조치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무분별한 입찰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공공조달시장 진입부터 입찰·계약 단계까지 공급 능력이 부족하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의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특정 품목이 아니라 업체를 기준으로 입찰보증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조달청은 업체 등록정보와 계약정보 등을 활용해 페이퍼컴퍼니 의심업체를 선별하고, 해당 업체가 물품 공급 경쟁입찰에 참여할 경우 입찰보증금을 내도록 할 예정이다. 보증금은 입찰금액의 5%로, 현금이나 보증서로 낼 수 있다.

다만 모든 조달 품목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강 차장은 적용 범위가 제조입찰을 제외한 물품 공급 경쟁입찰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시범사업은 무분별한 입찰이 우려되는 9개 품목을 지정해 해당 품목의 입찰자에게 보증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조달청은 시범사업 품목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범사업에서는 투찰업체 수와 낙찰 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8월부터 입찰보증금을 부과한 결과 입찰 건당 평균 투찰 업체 수는 355개사에서 57개사로 83.9% 줄었다. 평균 낙찰 순위는 41위에서 1.5위로 낮아졌다. 심사서류를 내지 않거나 포기하는 업체가 줄면서 낙찰자 결정이 앞순위에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상습적으로 낙찰 심사를 포기하는 업체에 대한 기준도 강화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심사를 포기한 업체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한다.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이 되는 심사 포기 횟수는 기존 5회에서 2회 이상으로 낮춰 2027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강 차장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용인할 수 있지만 두 번까지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2027년부터는 ‘기타공급품명’을 500개 초과해 등록한 업체에 신용평가 등급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강 차장은 등록 품목 수와 종업원 수 등을 고려해 의심업체 기준을 마련했다며 “500개 이상 품목을 등록했는데 종업원이 없다면 의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책 발표부터 시행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로는 규정 개정과 시스템 구축이 꼽혔다. 입찰보증금 신설이 업체에 부담이 되는 만큼 규제 심사를 거쳤고, 입찰 과정에서 의심업체를 판별할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강 차장은 페이퍼컴퍼니가 법령상 공식 용어는 아니라며, 실제 이행은 하지 않고 브로커에게 계약을 넘기거나 무분별하게 투찰하는 업체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브로커 개입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입찰보증금을 통해 참여를 억제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게 조달청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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