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반토막⋯중동 46% 감소, 5년 만에 최저

기사 듣기
00:00 / 00:00

1~9월 수주액 206억6000만 달러⋯전년 대비 50% 급감
체코 원전 기저효과에 중동 전쟁 여파 겹쳐

▲해외건설 수주 급감과 산업 현장 전망(사진=AI 생성)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체코 원전 등 대형 사업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에 중동 시장 부진까지 겹친 영향이다.

22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월간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206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13억3000만 달러)보다 50.0% 감소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21년(173억8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최근 3년간 같은 기간 평균인 286억6000만 달러보다도 27.9% 적다.

전체 수주액이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유럽 실적 감소다. 지난해 1~9월 198억2000만 달러였던 유럽 수주액은 올해 6억 달러로 97.0% 줄었다. 지난해 체코 원전 등 대형 사업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비교 기준이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유럽 수주 감소액은 192억2000만 달러로 전체 감소액(206억7000만 달러)의 약 93%에 달한다. 유럽을 제외한 수주액은 지난해 215억1000만 달러에서 올해 200억6000만 달러로 6.7% 감소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시장인 중동에서도 부진이 뚜렷했다. 올해 1~9월 중동 수주액은 5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5000만 달러)보다 46.0% 줄었다. 최근 3년 평균(102억9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42.5% 감소했다.

중동 수주 감소에는 2월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가별 실적은 엇갈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60.9% 증가한 41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사우디를 제외한 중동 지역은 78.5% 급감한 18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 영향이 아직 수주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중동 국가들의 수주 감소는 전쟁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북미·태평양과 아시아에서는 수주가 늘었다. 북미·태평양 수주액은 7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4.9% 증가했다. 전체 수주액의 36.2%를 차지하며 지역별 1위에 올랐다. 아시아도 60억1000만 달러로 26.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73억9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41억 달러), 싱가포르(24억9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대형 사업 수주가 잇따르면서 9월 실적은 개선됐다. 9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59억2000만 달러로, 올해 월별 수주액 중 가장 많았다. 삼성E&A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 산 세븐 콤플렉스 프로젝트'(약 34억6000만 달러)와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텡아 종합병원 건설공사'(약 20억9000만 달러)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두 사업의 수주액은 약 55억6000만 달러로 9월 전체 수주액의 93.8%를 차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해외건설 수주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건설은 사업 발굴부터 실제 수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전쟁의 불확실성으로 건설사들이 신규 진출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는 편"이라며 "전쟁이 끝나고 주요 시설이 정상화되면 피해 시설 복구와 신규 건설사업 발주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전후 복구 수요에 대비해 미리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진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