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 체험장에 외국인 발길 집중
교촌·풀무원 요리교실로 관광수요 공략

식품·외식업계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제품을 건네고 판매점을 알려주는 방식부터 라면과 치킨, 김치를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여행 중 쌓은 브랜드 경험을 귀국 뒤에도 이어가 재구매와 해외 매출 확대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방한 외국인에게 제품 체험 기회와 구매 정보를 함께 제공해 소비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령 관광객 6000명에게 비비고 웰컴키트를 나눠주고 구매처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명동 일대 유통매장에서는 김부각·약과 등 한국적인 먹거리를 앞세워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농심은 올해 6월 서울 성수동에 개장한 ‘신라면 분식’으로 관광 수요를 끌어들였다. 약 4개월 동안 다녀간 37만명 가운데 외국인이 절반을 차지했다. 약 120평 규모의 매장은 제품과 기획상품을 구입하는 1층, 취향에 맞는 라면을 만들어보는 2층으로 구성된다.
이곳에서는 면과 스프, 별첨을 비롯한 17개 선택지를 조합하고 포장에 자신의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완성품은 기념으로 가져간다. 농심은 현장에서 모은 소비자 의견과 선호 정보를 신제품 개발·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참여 과정이 상품 기획을 위한 자료로도 쓰이는 셈이다.
삼양식품이 3월 명동 본사에서 선보인 ‘하우스 오브 번’에는 닷새간 8000명이 몰렸다. 방문자 중 외국인 비율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불닭 시식과 참여 행사를 마련한 데 이어 주변 상권의 편의점·면세점·마트에서도 연계 판촉을 펼쳐 구매 기회를 넓혔다.

교촌에프앤비는 여행사와 손잡고 치킨 조리 수업을 관광 일정에 넣었다. 지난달 20일 교촌치킨 종로1호점에서 열린 ‘교촌1991스쿨’에는 중국인 약 3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치킨 조각에 붓으로 소스를 입히는 ‘붓질’을 배우고 완성한 음식을 맛봤다. 브랜드 설명과 고유 조리법을 한자리에서 접하도록 했다.
‘교촌1991스쿨’은 2023년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해 이듬해 해외 관광객에게도 문을 열었다. 누적 참가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교촌은 한식진흥원·대학·여행사 등과 협력해 여러 국가의 방한객에게 수강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풀무원이 인사동에서 운영하는 뮤지엄김치간은 김치 담그기를 앞세운다. 지난해 관람객 약 3만8000명 중 외국인은 40%였다. 올해는 ‘외국인 김치학교’ 운영 규모를 20% 늘렸다. 한국 음식의 조리 과정을 배우려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한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관광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슬기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거나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모두 관광객을 유치하는 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품질을 적절히 유지한다면 만족도와 재방문 유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 이후의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월 방한 외국인 조사에서 김치 구매자의 67%, 전통 장류 구매자의 65%가 다시 살 의향을 보였다. 국내에서 형성한 관심이 귀국 후 구매로 이어지려면 첫 체험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현지 재구매를 극대화하려면 흥미가 시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의 만족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광객들의 첫 경험이 최대한 인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체험 시 맛, 청결, 재미에 대한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