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예산 늘어도 지방 부담 커져⋯“지역별 수요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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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재정사업 38조2000억원 분산⋯전담인력 인건비 반영률 25.4%
전남 시군 필요군 16만명⋯차등 지원·권역별 공동운영 제안

▲이미지=AI 챗GPT 생성·보건복지부 자료 기반.

정부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중앙ㆍ지방정부 간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령인구와 돌봄 수요가 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국고보조금 배분과 전담인력 인건비 지원, 권역별 공동운영 체계 구축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에서 ‘통합돌봄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재정과제’를 주제로 제5차 지역사회 통합돌봄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지방정부와 보건소, 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통합돌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재원 확보와 중앙ㆍ지방 간 재정분담 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이영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027년 통합돌봄 예산과 재원확보 방향’을 주제로 관련 예산 현황을 분석하고 재정체계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의 발제자료에 따르면 2027년 통합지원 예산은 1558억원으로 전년보다 1.7배 늘어난다. 다만 관련 재정사업은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의 9개 회계ㆍ기금에 걸쳐 86개 세부사업으로 분산돼 있다. 2027년 관련 재정사업 규모는 38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여러 부처와 사업이 분산 운영되는 만큼 재정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재정 활용, 포괄보조금 도입, 국민연금기금 활용 등을 재원 확보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지역별 여건에 맞춰 재원을 배분하고 지방정부의 사업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포괄보조금 방식에 주목했다. 독립적인 특별회계나 기금을 조성해 초기에는 국고보조 방식으로 운영하고, 이후 포괄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담배 관련 세원과 연금소득세ㆍ상속세ㆍ증여세 일부, 내국세 정률 출연금, 지방소비세 이양 비율 상향 등도 재원 후보로 거론됐다.

두 번째 발제자인 오병기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료ㆍ요양 통합돌봄사업의 지방재정 쟁점과 대응과제’를 주제로 지역별 인구구조 변화와 돌봄 수요, 재정분담 체계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오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주민등록인구는 2020년 330만1611명에서 2025년 317만1148명으로 4.0%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같은 기간 64만1546명에서 76만7535명으로 19.6% 증가했다. 특히 전남 17개 군의 고령화율은 2025년 36.4%에 달했다. 광주 자치구와 전남 지역 도시에서도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 지역 특성에 맞는 차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돌봄 수요가 늘면서 지방재정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남 22개 시군의 우선 발굴 필요군은 16만63명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31.6%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5개 시 지역은 6만5052명, 17개 군 지역은 9만5011명이다. 현행 단가를 유지할 경우 우선 발굴 필요군은 2035년 19만9101명으로, 2025년보다 24.4%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담인력 인건비가 사업 예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점도 지방재정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오 연구위원이 2026년 전남 22개 시군의 예산을 분석한 결과, 전담인력 사업비에 반영된 인건비는 실제 인건비의 25.4% 수준에 그쳤다. 사업비에 반영되지 않은 인건비 부담은 연간 최소 104억7600만원에서 최대 262억600만원으로 추산됐다. 통합돌봄 사업이 확대될수록 지방정부가 별도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 재정 배분의 불균형도 문제로 지목됐다. 오 연구위원은 전남 시군의 우선 발굴 필요군 규모와 재정 여건이 국고지원 배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요군 1인당 총사업비는 구례군이 25만56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순천시는 3만4100원으로 가장 적어 7.5배 차이가 났다. 1인당 서비스비도 구례군은 21만8900원, 순천시는 1만8900원으로 11.6배 격차를 보였다.

다만 1인당 사업비만으로 지역별 지원 수준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돌봄 대상자 규모뿐 아니라 공급기관 분포, 이동 거리, 지역별 고정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고보조금 배분 기준에 필요군 규모와 지역 면적, 공급기관 밀도 등을 반영하고, 고령화율과 재정자주도에 연동한 차등보조율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전담인력 인건비를 실제 소요액 수준으로 지원하거나 지방교부세에 별도 항목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광주형 통합돌봄 모델을 다른 지역에 적용할 때는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모델을 전남 22개 시군에 적용하면 농어촌 할증을 포함한 연간 서비스 비용은 약 217억~267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6년 전남 시군의 서비스 확충 예산보다 1.5~1.7배 많은 규모다. 기존 예산 체계에서 사업을 확대하면 지방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도시형 생활지원 서비스와 농어촌형 의료ㆍ요양 서비스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광역 단위의 재정분담 조정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전남 시군의 통합돌봄 총사업비는 국비 50%, 광역비 12.1%, 기초지방정부 부담 37.9%로 구성돼 있다. 오 연구위원은 광주 자치구에 적용되는 광역비 분담 수준을 전남 시군에도 적용하면 시군비 부담을 연간 69억9000만원에서 46억1000만원으로 23억8000만원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광역비 분담 확대는 통합 이전의 지방재정 제도와 조정교부금 체계 등을 함께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접 시군이 전담인력과 자원관리 기능을 공동 운영하는 권역화 방안도 소개됐다. 순천ㆍ보성ㆍ구례ㆍ고흥 등 전남 동부권 4개 시군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되, 대상자 관리는 각 시군에 두고 기획ㆍ자원관리 기능은 권역센터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 모형에서는 전담인력이 44명에서 39명으로, 기획ㆍ자원관리 인력이 12명에서 5명으로 줄고 총비용은 58억6000만원에서 55억500만원으로 6.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는 권역화에 따른 비용을 추산한 결과로, 실제 운영 과정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오 연구위원은 통합돌봄 재원분담 조례 제정과 중장기 재정계획 반영, 광역 재원 배분 시 돌봄 수요 규모 고려, 권역별 공동 전담조직 설치 근거 마련 등을 제안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전담인력 인건비 지원 확대와 차등보조율 도입, 유사 사업 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변재관 돌봄과 미래 정책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재정ㆍ지방행정ㆍ보건의료 분야 전문가와 지방정부 관계자, 언론인 등이 참여해 통합돌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 과제와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통합돌봄의 정책 방향과 대상자, 전달체계, 공급 인프라, 지역사회 협력 등 주요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포럼을 운영해 왔다. 이번 제5차 포럼에서는 재원 확보와 재정분담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그간 제기된 정책 과제를 뒷받침할 재정적 기반 마련 방안을 모색했다.

은성호 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통합돌봄이 국민의 일상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다양한 재원 확보와 재정분담 방안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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