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테슬라 ‘로드스터’⋯‘하늘 나는 차’로 기술 혁신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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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기술 결합한 2세대 로드스터 공개…공중 회전·착지 시연
2008년 전기 스포츠카서 자율주행·AI·로보틱스까지 기술 영역 확장
공도 주행·양산 가능성은 과제…현대차·기아도 미래차 경쟁 가속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시설에서 15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로드스터는 곡선 형태의 경사로를 타고 올라가 거꾸로 매달린 뒤 공중에서 차체를 회전시키며 지면에 착지했다. 다른 시연에서는 사이버트럭과 모델Y 등 테슬라 차량 5대를 뛰어넘었다.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장면이었다.

테슬라가 공개한 2세대 로드스터는 단순한 고성능 전기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08년 첫 로드스터로 전기차의 가능성을 알린 테슬라는 18년 만에 같은 이름의 차량에 항공우주 기술을 접목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 데 이어 자율주행과 AI, 로보틱스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테슬라의 기술 발전 방향을 집약한 모델이라는 평가다. 테슬라는 신형 로드스터의 양산 목표를 2028년으로 제시했다.

로드스터에 스페이스X 기술 결합…자동차의 한계 시험

이번 로드스터 공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차체에 추가된 추진장치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해 고압가스를 분사하는 콜드가스 추진장치를 적용했다. 압축된 가스를 특정 방향으로 내뿜어 반대 방향으로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력으로 움직이는 것과 달리 로드스터는 추진장치를 통해 차체에 별도의 힘을 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순간적인 가속과 짧은 공중 이동, 공중에서의 자세 제어를 시연했다. 차체 아래에는 팬을 이용한 흡착 시스템도 적용했다. 차량 하부의 압력을 낮춰 차체를 노면에 밀착시키는 원리로, 경사로에 거꾸로 매달리는 움직임을 구현했다.

그러나 기술 시연과 양산 차량의 성능은 구분해야 한다. 추진장치에 필요한 고압가스 저장 공간과 설비의 무게, 반복 사용 가능 횟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번 시연은 탑승자 없이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됐으며, 순간적으로 차체를 띄우는 방식으로 항공기처럼 장시간 비행하는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공도 적용도 관건이다. 미국에서 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리려면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등 관련 안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테슬라가 제시한 로드스터 가운데 공중 이동 기능을 갖춘 로켓 사양은 공도 주행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일반 도로 주행을 전제로 한 사양과 별개로, 공중 이동 기술의 안전성과 규제 적합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머스크가 제시한 2028년 생산 목표가 지켜질지, 시연 기술이 실제 판매 차량에 얼마나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2008년 첫 로드스터에서 AI·로보틱스까지…테슬라의 18년

▲테슬라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 인근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로드스터 차량이 롤러코스터와 유사하게 하늘로 솟은 원형 트랙을 절반쯤 올라간 뒤 뒤집힌 상태에서 추진기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지상에 착륙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웨이코(미국)/로이터연합뉴스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2008년 첫 양산차인 로드스터를 출시했다. 당시 전기차는 짧은 주행거리와 낮은 성능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테슬라는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를 앞세워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데 도전했다.

초기 로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약 97㎞까지 3.9초 만에 가속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당시 미국 환경보호청(EPA) 시험 기준 약 394㎞였다. 테슬라는 2012년 생산을 종료했으며 이후 재고 판매를 포함해 30여 개국에서 약 2500대를 판매했다. 판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전기차도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 대중화에 나섰다. 2012년 출시한 모델S로 고급 세단 시장에 진입했고 2017년에는 보급형 전기 세단 모델3 생산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는 테슬라의 주력 차종으로 성장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AI와 로보틱스로 확대됐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4년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전용 차량 사이버캡을 공개했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일반 고객에게 제공되는 FSD는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한 기능이다.

이번 로드스터는 이러한 기술 발전 과정에서 다시 자동차의 물리적 성능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율주행을 통해 운전자의 역할을 줄이는 동시에 로드스터에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의 극한 성능을 집약했다. 스페이스X와의 협력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기술의 결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차·기아도 전동화 넘어 AI 경쟁…상용화 역량 중요

▲테슬라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 인근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신형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차세대 로드스터를 처음 공개한 지 약 9년 만에 실제 시연에 나섰다. 웨이코(미국)/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의 기술 발전은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와 주행거리, 충전 성능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경쟁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AI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EV6, EV9 등을 출시하며 전동화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아이오닉5 N과 아이오닉6 N을 선보이며 전기차의 주행 성능도 높이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 AI’를 개발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8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8년 첫 양산형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보택시 사업에서는 자체 기술 개발과 외부 협력을 병행한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웨이모에 공급할 계획이다. 모셔널을 통한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경쟁 영역이 겹친다.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개발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로드스터가 당장 현대차·기아의 주력 전기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델은 아니다. 그럼에도 로드스터는 완성차 기술 경쟁이 전동화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 로보틱스, 항공우주 기술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8년 첫 로드스터가 전기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2026년 공개된 2세대 로드스터는 자동차 기술의 경계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테슬라가 시연에서 보여준 기술력을 실제 양산과 공도 주행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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