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세탁·수의계약 편중 질타…지역통계 사각지대도 도마 [국감]

관세청장 “원산지 세탁 5800억 적발”…마약 수사역량 보강 요구
조달청장, 선관위 계약 조사 예고…데이터처, 지역통계 지원 확대

▲15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의 국가데이터처, 관세청, 조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백승보 조달청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국가데이터처·관세청·조달청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산지 세탁과 공공조달 수의계약 편중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예산 부족으로 지역통계를 확보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 확대와 관세청의 마약·밀수 수사역량 보강도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이날 오전 정부대전청사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산 제품의 원산지 세탁이 정상적인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사전 차단 실적을 점검했다.

윤 의원은 올해 7월까지 적발된 원산지 세탁 가운데 중국산이 약 80%, 금액으로는 약 4500억원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거쳐 국산으로 둔갑해 미국 등에 수출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올해 약 5800억원을 적발했고 대부분 수출 전에 적발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와 AI 분석으로 의심업체를 선별하고 있으며,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등과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원산지를 제대로 신고한 뒤 미국 수입 단계에서 한국산으로 바꾸는 행위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밀수 사건을 담당하는 관세청 특별사법경찰의 전문성과 내부 통제도 쟁점이었다. 정성호 의원은 강제수사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못하면 확보한 증거를 재판에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며 법리 검증과 수사 심사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윤영석 의원도 관세청 특사경을 지원하는 법률자문관이 4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문인력 확충과 숙련 수사관 육성을 요구했다. 이 청장은 본부세관 중심의 수사 심사체계를 보강하고 법률자문관을 확충하겠다고 답했다. 수사역량과 관계기관 공조를 강화할 종합대책도 종합감사 전까지 마련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높은 수의계약 비중과 특정 업체에 집중된 납품 구조에 대해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가 조달청에 의뢰한 입찰계약의 88.5%가 수의계약이라며 전반적인 점검을 요구했다. 특히 투표지 심사계수기의 경우 10년간 11차례 계약 가운데 두 업체가 경쟁한 것은 한 차례뿐이었다며, 선거 종류에 따라 업체들이 나눠 납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해당 계약에 대해 “불공정행위 의심이 굉장히 짙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선거정보시스템 계약에서도 특정 업체만 응찰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찰조건 개선과 불공정행위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종합감사 전까지 조사 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예산 부족으로 지역 맞춤형 정책의 기초자료인 통계를 확보하지 못하는 지자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이춘석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지자체가 요청한 지역통계 작성 174건 가운데 98건이 채택되지 않았다. 전체의 56.3%로, 주요 사유는 지방정부의 예산 미확보였다. 조사 대상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지역특화 통계를 한 건도 확보하지 못한 곳은 63곳이었다.

이 의원은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와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국가데이터처가 통계 개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구감소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시급한 곳일수록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도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지자체가 비용을 내지 못하면 통계를 만들어주지 않는 구조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지역특화형 통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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