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세계 3위 현대차가 마주한 새로운 과제

현대자동차의 미래가 세계를 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푸네 신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고, 미국에서는 신형 투싼과 제네시스 GV90 등 핵심 신차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이 인도와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모습이다.

역설적인 것은 안방시장이다. 국내에서는 테슬라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고, 1~9월 누적 판매량도 9만대에 육박했다. 모델Y는 월간 판매 1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원인을 정책 하나로 돌릴 수는 없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에 대한 기대와 브랜드 선호, 가격 경쟁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모델Y와 직접 맞붙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급을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는 상품 구성상의 한계도 있다. 결국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원정책이 산업 기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에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배터리 에너지밀도와 충전성능, 제작·수입사의 기술개발과 사후관리 역량, 유관 산업·일자리 기여도 등을 반영했다. 보조금을 단순한 소비 지원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방향이다.

해외 주요국은 자국 산업기반을 지키기 위해 보다 직접적인 수단을 쓰고 있다. EU는 최근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을 연간 35만대로 제한하기로 하며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에 나섰다. 미국 역시 자동차·부품 관세를 부과하면서 최종 조립되는 차량에는 일부 관세 부담을 상쇄해주는 방식으로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지 생산과 현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전략에 가깝다. 문제는 세계 시장을 향해 뛰는 동안 안방에서도 경쟁력을 지킬 수 있도록 정책이 얼마나 뒷받침하느냐다. 한국도 전기차 보조금을 성능과 가격, 사후관리 등을 중심으로 설계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과 부품·배터리 공급망, 충전·정비 인프라 투자까지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할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글로벌 3위의 위상만큼 단단한 안방을 만드는 일을 언제까지 기업만의 숙제로 남겨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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