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펜스’ 갇혔던 로봇, 족쇄 풀려…반복 자동화 넘어 ‘M.AX 혁신’ 신호탄[규제 풀린 휴머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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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데이터 부처 칸막이 깬 ‘합동전’…2028년 중기 보안 기준도 완비
전문가들 “산재 줄이고 품질·원가 혁신…모빌리티 하드웨어 시너지 기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산업통상부가 이번에 주도한 산업융합 관련 규제특례 승인은 그동안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AI가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실체를 통해 제조업 현장의 AI 대전환을 이룰 신호탄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람과 한 공간에서 고난도 복합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로봇의 등장이 단순한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한국 제조업을 근본적인 'AI 대전환(M.AX)'으로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제조업 현장에 빈번했던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한편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하드웨어와 기존 인지ㆍ제어 시스템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제6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안건들의 핵심은 '공간의 제약'을 허물었다는 데 있다. 그간 현행 산업안전 기준은 산업용 로봇을 철저히 안전펜스 안(고정형)에 가두도록 강제했다. 이로 인해 AI 두뇌를 장착한 첨단 로봇을 개발하고도, 작업자와 함께 공간을 누비며 복합 공정을 수행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능형 제조 환경은 구현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러한 규제 장벽은 AI 혁명이라는 대전환기 속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AI 혁명은 전례 없이 빠르게 생산방식과 경쟁질서를 바꾸고 있는데 규제와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투자가 막힌다"며 '전면전'과 '속도전'을 선언했다. 기술 진보와 낡은 제도의 엇박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선제적 규제 타결 기조 아래 빗장을 푼 이번 이동형 휴머노이드 20대의 현장 투입 실증은 단순한 시제품 테스트를 넘어 M.AX 확산의 실질적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공장 자동화가 사전에 입력된 동선에 따라 정해진 동작만 무한 반복하는 수준이었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장의 변수를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반도체 부품 세척이나 조선 구조물 적재 같은 고난도 복합 작업을 수행한다. 즉 로봇 하드웨어에 AI 소프트웨어, 산업 데이터가 삼위일체로 융합되는 진정한 의미의 '물리적 AI(피지컬 AI)'가 생산 현장에 뿌리내리는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러한 융합 신산업은 단일 부처의 규제 완화만으로는 현장에 안착하기 어렵다. 김 장관 역시 "AI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교통·데이터 등 여러 분야의 제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현장의 문제를 함께 푸는 '합동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복잡하게 얽힌 규제를 선제적으로 일괄 타결하겠다는 것으로 산업 간 융합의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 조치인 셈이다.

전방위적인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물리적 제약을 벗어던진 로봇들이 제조·물류 현장에 본격 투입되면 M.AX 확산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제조현장 AI 사이버보안 기준이 마련되는 2028년경이면 대기업 중심의 하드웨어 도입을 넘어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데이터 기반의 공정 혁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증특례를 시작으로 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이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정착하느냐가 향후 AI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긍정적 기대감이 크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특히 자동차 공장의 경우 이미 자동화가 돼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으로 이전보다 산업재해 위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지만 로봇은 그렇지 않기에 생산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경제성 측면에서도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전기차는 공통적으로 모터·배터리·감속기 등 하드웨어와 인지·제어 등 소프트웨어,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물류 로봇 (사진제공=롯데하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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