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계열사 CEO 장기 재임 사례⋯연말 인사 주목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는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장기인보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보험 본업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회사가치성장률 1위'를 내걸고 취임한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을 10조원대로 확대하고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냈다. 관건은 구 대표가 KB금융그룹의 통상적인 '2+1' 인사 관행을 넘어 올해 추가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다.
구 대표는 1994년 KB손보의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경영전략본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을 거쳤다. 2024년 취임 당시 2015년 KB금융 편입 이후 첫 내부 출신 대표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취임 당시 구 대표는 '회사가치성장률 1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고객 중심 경영과 보험 본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 디지털 퍼스트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신상품 개발과 인수청약 체계 고도화, 전략적 자산 배분 및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추진했다.
이 중 보험 본업의 경쟁력 강화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대에서 확인된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장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보유 CSM이 증가했다는 것은 향후 보험계약에서 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익 기반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KB손보의 보유 CSM은 2023년 말 8조517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7216억원으로 25.9%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쟁 4개사의 평균 증가율은 9.8%로 KB손보보다 16.1%포인트(p) 낮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취임 초기 성과를 거뒀다.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7133억원에서 구 대표 취임 첫해인 2024년 8395억원으로 17.7% 증가했다. 2025년에는 7782억원으로 7.3% 감소했지만 취임 이전인 2023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디지털 전환도 구 대표가 역점을 둔 분야다. 이를 위해 조직부터 정비했다. 2025년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사업부문과 AI데이터분석파트 등을 신설했고 올해는 기존 DT추진본부를 AI데이터본부로 재편했다. 실제 보험업무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했다.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석과 민원 분류 등에 AI를 도입했으며, 올해 9월에는 직원 1명의 한 달 치 업무 이상을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된 AI 에이전트 6개에 사원번호를 부여했다.
다만 최근 실적에서는 다소 아쉬운 흐름도 나타났다. KB손보의 보험손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35.9%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2.1% 줄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구 대표는 2025년 말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구 대표를 재선임 후보로 추천하면서 리스크관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장기인보험 점유율을 개선하는 등 시장지위를 확대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건은 이러한 경영 성과가 구 대표의 추가 연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KB금융은 통상 계열사 대표에게 최초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연임 시 1년을 추가하는 '2+1' 인사 관행을 유지해 왔다. 구 대표 역시 2024년 취임 이후 첫 임기를 마치고 올해 1년 연임에 들어갔다.
차기 회장 체제 출범과 그룹 내 세대교체 기조는 변수다. K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변화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다만 '2+1' 관행을 넘어선 사례도 있다. 양종희 회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보를 이끌었으며, 허인 전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도 각각 4년간 재임했다.
구 대표의 추가 연임 여부는 차기 KB국민은행장 인사 이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통상 11월 말 은행장 최종 후보자가 나온 뒤 1~2주 후 계열사 대표 후보자가 결정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해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