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계약 맺어놓고 “사용료 아냐” 프라다, 33억 세금소송 최종 패소

기사 듣기
00:00 / 00:00

매장 위치부터 쇼핑백까지 본사 기준…330억 지급
프라다 “상표 사용료 아냐”…영업이익 조정 주장
1·2심 이어 대법원서 패소 확정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프라다 매장. (뉴시스)

프라다코리아가 이탈리아 본사에 지급한 약 330억원은 상표 사용료가 아니라며 33억원대 과세에 불복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매장 간판 등에 상표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한 금액인 만큼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천대엽 주심 대법관)는 최근 프라다코리아가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원천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프라다코리아는 2016년 6월 본사와 상표 사용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30억원을 지급했다. 계약에 따라 프라다코리아는 매장 간판과 상호 등에 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부여받았다. 대신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위치에 매장을 마련하고, 쇼핑백과 포장지도 본사가 승인한 업체에서 공급받아야 했다.

계약에는 매장의 영업이익률에 따라 양측이 금액을 정산하는 조항도 담겼다. 프라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일정 기준보다 높으면 본사에 돈을 지급하고, 낮으면 반대로 본사가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강남세무서는 이 지급액을 국내에서 상표권을 사용한 대가인 ‘국내 원천 사용료 소득’으로 보고, 2019년 12월 프라다코리아에 가산세를 포함한 약 33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프라다코리아는 해당 지급액이 상표권 사용 대가가 아니라 영업이익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산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2023년 1월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2024년 8월 해당 지급액이 상표권이나 노하우를 국내에서 사용한 대가라며 프라다코리아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올해 3월 항소심에서도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프라다코리아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계약의 핵심이 프라다코리아에 상표를 사용할 권한을 부여하고, 그 대가를 상표의 독점사용권자인 본사가 받도록 하는 데 있다고 봤다.

또 본사가 요구한 품질기준을 준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영업이익률을 보장하는 정산 방식은 이를 고려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이러한 정산 방식에 따라 본사가 프라다코리아에 돈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330억이 ‘사용료 소득’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보고 프라다코리아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한국과 이탈리아 간 조세조약에서 ‘상표의 사용’에 관한 의미를 별도로 정하지 않은 만큼 국내 상표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내 상표법은 상품에 관한 광고나 거래서류 등에 상표를 표시하고 널리 알리는 행위도 상표의 사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라다코리아가 상표 사용권을 부여받아 매장 간판 등에 표시한 행위는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