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지조사 결과만으로 처분 안 해”⋯관행적 위반 양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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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ㆍ고령농 임대차 등 처분 제외⋯농지은행 위탁도 의무 아냐
2~3년 한시 특례 운영⋯농지법 개정해 현실 맞게 제도 개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세종정부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농지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지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관행적인 농지 이용 위반에 대해 “명백한 투기 행위가 아니라면 이번 조사 결과를 이유로 농지를 처분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게 하지 않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8일 세종정부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열린 ‘농지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 브리핑에서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농지법상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국회와 협의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농지은행 위탁이 처분을 피하기 위한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적인 농지 이용 위반에 대해서는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농업인이 원할 경우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은 예외다. 송 장관은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ㆍ보유한 사실이 확인되면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투기 유형은 세 가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을 허위로 제출하고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 경매 등을 통해 농지 지분을 취득하면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하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보유한 경우, 농업법인을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 농업이 아닌 분할매매나 임대 등으로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다.

상속 농지와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차 등은 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모에게 상속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거나, 고령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이웃이나 친척에게 경작을 맡긴 경우에도 조사 결과만으로 농지를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농업인 간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가족·이웃이 대신 경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중ㆍ사찰 농지나 미등기 상속 농지처럼 소유관계가 복잡해 정식 임대차 계약을 맺기 어려운 경우와 맹지ㆍ급경사지 등 영농이 어려워 휴경한 농지도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한다.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농산물 처리시설 등 과거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설도 원래 설치가 가능한 시설이라면 철거나 원상회복을 요구하기보다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행 법과 맞지 않는 상태를 원하는 농업인이 적법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시적인 특례기간도 운영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특례기간을 현재 2~3년 정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행적인 임대차의 경우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서면계약을 체결하면 일정 기간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고, 필요한 농지전용 허가 등을 받지 못한 농업용 시설은 특례기간에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국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농지은행의 기능도 강화한다. 정부는 2027년 예산을 확대해 농지은행의 매입 대기 물량을 줄이고, 현재 농업진흥지역 중심인 매입 대상도 실제 농업에 활용할 수 있다면 비농업진흥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농지은행을 이용할 때 여러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원스톱 서비스 구축도 추진한다.

송 장관은 “농지은행 위탁은 처분을 면하기 위한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며 “농사를 더 이상 짓기 어렵거나 장기간 임대를 원하거나 농지를 팔고 싶은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선택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농지조사의 목적도 단순한 위반 단속이 아니라 농지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등기부·토지대장·농지대장·농업경영체 정보·농지전용 허가자료 등을 연계해 통합 농지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지 이용 실태를 보다 촘촘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을 토대로 2027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고령화와 영농 기계화 등 변화한 농촌 현실을 반영해 임대차와 휴경 인정 범위를 재검토하고 실제 경작하는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한편, 종중ㆍ사찰ㆍ미등기 상속 농지와 농업용 시설, 영농이 곤란한 농지 관련 규제도 현실에 맞게 개선할 방침이다.

특별조치법은 국회와 협의해 10월 중 발의하고 연내 국회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지조사 상담센터도 10월 12일부터 운영해 농업인에게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송 장관은 “농지 한 필지는 상속받은 사람에게는 부모와 고향을 잇는 끈이고, 은퇴를 앞둔 농업인에게는 자산이며, 현재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삶의 터전”이라며 “현장의 다양한 사례를 최대한 발굴해 한 분도 피해가 없도록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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