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인 돈 5조4824억...회수는 8369억
회수율 26%에서 6.7%로 4분의 1토막
자립도 하위 20%, 1인당 경비는 10배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13년간 행사·축제에 들인 돈 가운데 수익으로 돌아온 몫은 1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조6455억원은 지자체 재정이 떠안았다. 여기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주민 1인당 행사·축제비 지출은 더 많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축제는 늘고 있지만 실제 경제 효과를 따져보는 검증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본지가 지방재정365에 공시된 2012~2024년 행사·축제 원가정보(광역 5억원·기초 3억원 이상 행사의 비용과 수익을 해마다 공개하는 제도) 5744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13년간 들어간 원가는 5조4824억원, 입장료·판매수익 등으로 회수된 돈은 8369억원이었다. 회수율 15.3%다. 해마다 평균 4217억원을 들여 644억원을 회수한 셈이다.
손실이 가장 컸던 행사는 전남 F1 코리아 그랑프리다. 2012~2013년 두 해에 원가 955억원을 들여 수익 100억원을 올렸다. 경주장 건설비가 들어가지 않은 운영 원가 기준으로 855억원이 재정 몫으로 남았다. 13년 누적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원가가 수익보다 762억원 많아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2022년 충남 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한 해 원가 163억원에 수익 없이 끝나 수익 0원 행사 중 가장 컸고,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7개 연도 누적 원가 181억원에 공시상 수익이 없었다.
원가보다 수익이 컸던 행사는 13년을 통틀어 24건, 1000건에 4건꼴인 0.4%였다. 흑자는 같은 곳에서 반복됐다. 전남 곡성세계장미축제는 3년 연속 수익률 231~440%를 냈고, 전남 함평 국향대전은 4년 연속 수익이 원가를 넘겼다. 강원 철원 고석정 꽃밭은 수익률 363%를 기록했다. 24건을 낸 지자체는 14곳뿐으로, 함평 5건·곡성 3건처럼 한 곳이 거듭 흑자를 냈고 24건 중 17건이 곡성·함평·화천 같은 군 지역 축제였다.
지자체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수익이 아니라 상권 활성화다. 외지인을 불러 지역에 돈이 돌게 하는 마중물이라는 설명이다. 입장료 없이 문을 여는 행사는 공시에 수익이 0원으로 잡히는데, 실제 13년간 수익이 한 푼도 없었던 행사는 3400건으로 원가가 적힌 행사 5700건의 60%였다. 여기에 들어간 원가만 2조8925억원이다.

재정이 떠안는 몫은 갈수록 커졌다. 2012~2016년 20%대를 유지하던 회수율은 코로나 전인 2018년 12.4%로 내려앉았고, 2021년부터는 4년 내리 8%를 밑돌았다. 2024년 6.7%로, 2012년 26.1%의 4분의 1이다. 수익 0원 행사도 같은 기간 139건에서 472건으로 3.4배가 됐다. 들이는 돈은 줄지 않는데 돌아오는 돈만 줄어든 결과다.
재정이 약한 곳일수록 축제에 거는 몫도 컸다. 재정자립도(지자체 수입에서 자체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 하위 20% 지자체의 주민 1인당 행사·축제경비는 상위 20%의 10배였다. 2024년 결산 기준 세출 대비 경비 비율은 강원 태백시가 2.80%로 가장 높아 한 해 126억원을 행사·축제에 썼고, 1인당 경비는 전남 강진군이 46만2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해 243개 지자체가 행사·축제에 쓴 돈은 모두 1조7887억원이다.
그사이 축제 수는 늘었다. 나라살림연구소 집계로는 전국 지역축제가 2019년 884개에서 지난해 1214개로 6년 새 37%(330개) 늘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축제 등 행사성 사업에 대한 통제 규정이 "현행 의무사항이 아니거나, 지역 실정에 맞지 않아 실질적인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축제 효과를 측정하거나 자료를 축적하려는 시도 없이 홍보용으로만 접근하는 등 지역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판단하려는 노력 자체를 안 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예산만 쏟아붓고 끝나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동네 잔치가 돼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로서는 행사에 투입된 예산이 지역 내로 흘러들어가거나 지역민들의 문화생활 영위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물질적으로만 추산되지 않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축제를 여는 목적부터 분명히 해야 축제의 정체성이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으며, 축제에 대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