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축제 국비 올해 706억원 ‘최대’…최대 사업은 해외 엑스포[축제 공화국 청구서③]

기사 듣기
00:00 / 00:00

국고보조 내역 5만여건 전수 분석
축제·박람회 국비 올해 706억 최대
지역축제 직접 지원은 56억→10억
문체부 평가 공개 대상 축제 25곳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막한 지난달 5일 오전 전남광주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주 행사장에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축제·박람회·엑스포 명목으로 편성된 국비가 올해 706억원으로 10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단일 사업은 해외 엑스포 참가 지원이었다.

7일 본지가 기획예산처 보조금통합포털에 공개된 국고보조 내역사업 5만890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사업명에 축제·박람회·엑스포가 들어간 사업에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3989억원이 편성됐고, 올해 편성액이 70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대 사업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수행하는 세계엑스포참가지원으로, 해외 엑스포 한국관 조성·운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140억4800만원이 편성됐고, 앞서 운영된 한국관 참가 지원 사업까지 합치면 2018년부터 누적 1076억원이다. 올해분은 지난해 폐막한 오사카엑스포의 한국관 철거·정산 63억원과 2027년 베오그라드엑스포 준비 77억원이다.

지역 축제로 가는 국비는 나눠주기에서 몰아주기로 바뀌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 축제에 사업비로 직접 나눠주는 문화관광축제 국비는 2017년 56억4600만원에서 2024년 9억원까지 줄었고, 올해는 10억원이 편성됐다. 대신 올해는 글로벌 축제 6곳 육성에 70억원을 집중 편성했고, 평가·홍보 같은 간접 지원도 키웠다.

같은 문화관광축제라도 국비가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축제마다 다르다. 경남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총사업비 128억9000만원 가운데 국비가 8억6000만원으로 7%에 못 미쳤다. 받은 국비를 지자체가 문화재단이나 축제추진위원회에 전액 다시 내려보내는 곳도 43곳이었다.

국비가 편성되고 같은 해 원가까지 공시된 행사는 2017~2024년 22건으로, 전부 공시 수익이 원가에 못 미쳤다. 충북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2022년 국비 33억원이 편성됐지만 원가 86억원에 수익이 0원이었고, 경남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도 2023년 국비 31억원에 공시 수익은 0원이었다. 직접 수익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방문객과 상권 효과도 따져야 하지만, 문체부의 지정 축제 평가 결과 공개 대상은 25곳으로 전체 지역축제의 약 2%다. 이는 지자체 자체 평가까지 포함한 수치는 아니다. 문체부가 이 지원 사업의 성과를 재는 공식 지표도 '문화관광축제 평균 관람객수' 하나다.

비용이 불어나면 추가 재정 지원 요구로 이어졌다. 여수세계섬박람회 총사업비는 초기 구상 단계 212억원에서 703억원으로 늘었지만 국비는 64억원뿐이다. 나머지는 도비 154억원과 시비 365억원, 자체 수익 120억원으로 채우는 계획이다. 입장권 판매와 기업 후원으로 7월 말까지 확보한 금액은 39억2000만원이었고, 여수시와 조직위원회는 169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사업비도 세 차례 추가경정을 거쳐 당초의 2배가 넘는 1171억원이 됐다.

국제행사가 지방 재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는 정부가 13년 전에 이미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국제행사 심사 제도를 고치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자치단체의 무분별한 국제행사 유치·개최는 예산낭비, 지방재정 악화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지역관광사업의 재원 조달 방식을 공공성과 수익성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성 높은 사업은 재정 지원을 집중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민간투자를 통한 사업추진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며 “지역관광사업의 민간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공공부분의 적극적인 유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