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분기 말 달러 매도 끝나면 반등 가능”…유가·반도체 수급이 변수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달러화 강세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원화 강세)세다. 분기말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원화를 떠받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이같은 수급이 잦아드는 다음달초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환율에 반영되면서 1400원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번지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29일 대내외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8일(현지시간) 5.24%를 기록해 2007년 6월 이후 19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5495%로 2004년 5월 이후 22년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달러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01.1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던 24일(101.21)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이같은 분위기를 역행하는 흐름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9원(0.43%) 하락한 1359.2원에 거래 중이다. 간밤 야간거래에서는 1356.7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분기말 환전 수급 효과가 끝나면 원화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1400원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반도체 등 수출기업 실적 개선세가 계속되면서 달러 공급 여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면서 원·달러 환율 상단은 제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점도표상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매파적 인식이 빠르게 확산했다. 미국 채권시장도 연준의 금리인상을 세 차례 가량 반영 중이다. 다만 과도한 측면이 있다. 달러의 추세적 강세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기말 수급 효과가 끝나면 원·달러 환율은 상방 압력을 받으며 1400원 수준을 일시적으로 상회할 수 있겠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공급되는 등 수급 안정을 바탕으로 1300원 중후반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환율은 글로벌 동조화보다 대내외 개별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면서 “10월 들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변수)로 인한 유가 상승 여부가 국내 수급과 연준 통화정책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10월 중 1400원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겠다”면서도 “한국은 무역흑자가 커 원화를 지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정책 발표 여부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역시 “미국 AI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해외 연기금의 미국채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미 장기금리와 달러화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분기말 스팟거래 물량이 소진되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 진입을 시도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반도체 기업 실적과 달러 공급을 감안하면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기보다는 연말로 갈수록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