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좌수표·약속어음·전자어음 두자릿수 증가⋯자기앞수표는 '뚝'

한국 경제에 돈이 돌고 있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 개선과 코스피지수 급등 등에 힘입어 기업 간 자금 결제가 활발해지면서 어음·수표 규모가 두 자릿수 급증세를 나타냈다. 하루 평균 128조원에 달하는 돈이 계좌이체를 통해 오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어음·수표 이용 규모는 일평균 19조3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연간 16조원에 못 미쳤던 어음·수표 이용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18조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상반기 20조원대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것이다.
세부 내역을 보면 주로 기업 간 대금 결제에 쓰이는 당좌수표(일 평균 8조9930억원)가 17.5%, 약속어음(3조1000억원)이 16.1%, 전자어음(2조7000억원)이 27.4% 등 일제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한은 결제인프라안정팀 과장은 "당좌수표는 기업(법인)들이 영업활동 과정에서 사용하고 금융권 역시 증권거래 과정에서 자금이체 대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제 성장이나 금융시장 확장이 나타나면 당좌수표도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기앞수표(일 평균 7260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만원권 등 고액권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자기앞수표 이용이 과거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자기앞수표 이용규모는 △22년 1조2440억원 △23년 1조750억원 △24년 8970억원 △7510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우편환증서, 콜자금결제통지서 등 기타어음·수표(1000억원) 이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국내 지급결제시장에 돈이 도는 흐름은 계좌이체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상반기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 규모는 하루 평균 127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8% 급증했다. 소액결제망 이체의 대부분(92.5%)을 차지하는 전자금융공동망 실적이 118조4000억원으로 28.8% 뛴 덕분이다. 모바일·인터넷뱅킹(53조2000억원, 22.9%↑)뿐 아니라 기업 급여 지급 및 대금 정산에 쓰이는 펌뱅킹(51조1000억원, 30.4%↑) 실적도 큰 폭으로 늘었다.
김 과장은 "개인의 소비 결제뿐 아니라 기업의 상거래 및 자금 정산이 활발해지며 전자어음·당좌수표와 펌뱅킹 등 지급결제망 전반의 자금 회전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