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노조·주요 대학병원 교섭 속속…긴장감 감도는 수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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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백중앙의료원·한림대의료원 타결
중앙대의료원 결렬…노동쟁의 조정신청서
필수유지업무협정으로 환자 피해 예방
전공의노조, 전공의법 추가 개정 촉구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전국 주요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노조와 병원 측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대학병원에서 협상이 결렬되며 진료 차질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공식 출범한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 각 병원을 상대로 순차적인 단체교섭에 나서 긍정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대병원의 경우 교섭이 결렬돼 노동쟁의 조정 절차에 돌입해 당분간 긴장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최근 전국 주요 수련병원 사용자 측을 상대로 교섭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정식으로 출범한 전공의노조는 개별 병원 단위가 아닌 국내 모든 수련병원을 포괄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직종별 노동조합이다. 적절한 노동시간 및 휴게시간 확보,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 안전 확보를 주요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레지던트 3년 차인 남기원 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앞서 8월 전공의노조는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과 사상 첫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보였다. 임금체계 변경에 따른 보전수당, 야간당직수당·근속수당 신설,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합의했으며 임금 이외의 근로조건을 담은 단체협약은 추가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이달에는 한림대의료원과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임금협약에는 교섭타결금 지급, 동계휴가수당 신설, 교통비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단체협약에는 복지와 모성보호 등 넓은 범위의 사항이 명시됐다.

다만 최근 전공의노조는 중앙대의료원 측과의 교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1일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한데 이어 23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달 7일 전공의노조는 중앙대의료원 측의 교섭 해태 및 근로기준법 위반을 이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기타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전공의노조는 중앙대의료원의 △근로조건 명시 위반 △임금 명세서 조작 △임금 체불 △시간외수당 미지급 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전공의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대의료원은 전공의 대상 임금 설명회에서 주 72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산정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구체적인 임금 계산식을 제공하지 않았고, 임금 명세서에도 시간외수당의 구체적 계산식을 표기하지 않았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요청해 제공받은 임금 산정 방식을 확인한 결과, 중앙대의료원이 실제로는 주 65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전공의노조는 “전공의들을 기만한 임금 설명회 약속 불이행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에 대해 사측이 귀책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 노사의 자율적 교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렬을 선언했다”라며 “조정 절차에서도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단체행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중앙대의료원의 교섭 결렬이 향후 의료계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첫 파열음인 만큼, 현재 교섭을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인 다른 대학병원들의 협상 테이블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에 대한 업무 의존도가 낮지 않은 만큼, 이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수술 일정이나 입원 환자 관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노조 측은 실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하더라도 환자 피해는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공의노조는 쟁의행위로 이어질 경우에도 관련 법령에 따른 필수유지업무협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법상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은 파업 시에도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수술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핵심 업무는 일정 비율 이상의 인력을 남겨두고 유지해야 한다.

남기원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정당한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는 상식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조정 이후 단계도 준비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 안전은 최우선 가치이며, 필수유지업무협정을 성실히 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공의노조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추가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수련 시간을 단축하고,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법제화해 전공의와 환자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전공의법 위반 병원에 대한 처벌 강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및 수련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업무 공백 해소를 위한 대체 인력 지정 의무화 등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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