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리의 기준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견조한 경제지표와 부진한 국채 입찰이 맞물리며 미국 국채 매도세가 거세진 영향이다.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89bp(1bp=0.01%포인트) 급등한 5.106%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 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시장 혼란을 야기했던 이른바 ‘해방의 날’(2025년 4월) 이후 최대폭이다.
이로써 주택담보대출부터 글로벌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입 비용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금리는 7개월 연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2011년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과 같아진다.
5% 아래에서 움직이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발표된 S&P 글로벌의 9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예상보다 강한 경기 확장세를 나타내자 급등하기 시작했다.
S&P글로벌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아우르는 미 종합 PMI 예비치가 58.4로, 전달(56.0)보다 2.4포인트(p)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민간 부문의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이어 오후에는 70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 수요가 예상외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10년물 금리의 오름폭이 더욱 확대됐다. 미 재무부는 이날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을 5.033%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2006년 6월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5년물 입찰 금리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늘렸다. 앞서 지난주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3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했다. 당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번 인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적 성격을 일부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금리 스와프 시장에는 향후 1년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씩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완전히 반영돼 있다. 네 번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거래도 상당하다.
ABN암로인베스트먼트솔루션스의 크리스토프 부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가 연준의 매파적 입장을 더욱 강화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20bp가량 급등한 5.03%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선을 돌파했다. 연준이 급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던 2023년에 기록한 고점인 연 4.99%도 넘어선 것이다.
30년물 금리는 약 연 5.4%에 거래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4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는 약 4bp만 남았다.
이로써 2년과 3년 만기 국채만이 금리가 5% 미만으로 남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 연구 책임자 수바드라 라자파는 채권 매도세에 대해 ‘대혼란(meltdown)’이라며 “매도세는 해외 글로벌 채권에서 시작되었으나, 주요 금리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다소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정책 담당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5년 반 동안 목표치인 2%로 돌아오지 않은 데 대해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 국제적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압력이 지속적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블룸버그 전략가들은 “강한 성장세, 끈질긴 물가 상승, 에너지 시장 개입을 둘러싼 불확실성, 매파적인 연준이 맞물려 금리 상승에 거의 완벽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