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 중 카페 여주인에 ‘스케치북 고백’한 경찰…대법 “강등 처분 정당"

기사 듣기
00:00 / 00:00

▲대법원 (연합뉴스)
순찰 중 카페 여주인에게 스케치북으로 사적인 고백을 하고 민원 신고자에게 수십 차례 연락해 민원 취소를 종용하는 등 비위 행위를 벌인 경찰을 강등한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대법원 제2부(신숙희 주심 대법관)는 부산해운대경찰서의 한 파출소 소속 A경사가 부산광역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01년 순경으로 임용된 A경사는 2023년 10월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사유로 징계위원회에서 강등 처분을 받았다.

A경사는 별거 중인 남편의 자살을 의심하는 신고자가 같은 내용으로 2번째 신고를 하자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자살할 사람은 짜증을 내지 않는다"고 비아냥댔고, 이후 해당 신고자가 민원을 제기하자 상관의 지시를 어기고 전화 20회, 문자 19회를 보내며 민원 철회를 강요한 행위 등으로 처분을 받았다.

순찰 근무 중 카페 창밖에서 여주인에게 스케치북으로 애정을 고백하거나, 동료에게 교통사고 가해 여성 연락처를 넘겨받은 뒤 "그 여자가 싱글이면 내가 연락해도 죄가 안 되겠지"라고 발언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점도 사유가 됐다.

이외에도 업무 문제로 말다툼을 한 후배 B경장을 지칭하며 동료들 앞에서 "내가 C주임 날리는 거 봤지, B경장도 날려버리겠다"고 발언한 행위도 문제가 됐다.

A경사는 2024년 이 같은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징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1심 재판을 맡은 부산지법은 그해 10월 "경찰 내부적인 기강과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경사가 항소했고, 2심인 부산고법은 일부 사유를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강등처분보다는 가벼운 징계로도 그와 같은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등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원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카페 여주인에 대한 스케치북 고백에 대해서는 "카페 여주인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 혐오감 등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해 사안이 경미하다 볼 수 없다"고 지적했고, 민원 철회를 강요한 행위 역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경찰조직의 기강 및 조직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심각히 훼손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