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유가·AI 쇼크 다 맞고도 버틴 국내 증시…코스피 ‘1차 진입’ 신호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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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이미지=챗GPT)

코스피 지수가 미국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급등, 인공지능(AI) 투자 속도 조절 논란을 한꺼번에 소화하고도 전주 수준을 회복했다. 주 초반 4% 넘게 밀린 뒤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면서 악재의 상당 부분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추세 상승을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분할 매수를 시작할 ‘1차 진입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14~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11일) 대비 15.68포인트(0.23%) 내린 6894.23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6.48포인트(0.79%) 오른 827.12로 마쳤다.

주간 등락률만 보면 보합권이지만 장중 변동성은 컸다. 코스피 지수는 14일 3.26% 급락한 데 이어 15일에도 0.85% 하락하며 6627.26까지 밀렸다. 전주 종가 6909.91과 비교하면 이틀 만에 4.09% 떨어졌다.

반전은 주 중반부터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16일 1.37% 올랐고 17일 0.04% 하락한 뒤 18일 2.66% 급등했다. 15일 종가부터 18일까지 상승률은 4.03%다. 주간 장중 저점 6582.20과 고점 6914.08의 차이는 331.88포인트에 달했다.

증시를 짓누른 악재는 세 가지다. AI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투자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재부각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선 점도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3.75~4.00%로 결정했다. 점도표 참여자 18명 중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이 가운데 4명은 두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인 결과였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추가 급락보다 반등을 선택했다. FOMC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93%대로 내려오고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일부 반납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가 구체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번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지 못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견조한 성장과 물가 압력에 대응한 조치라는 해석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3%로 높였다. 미국 8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1.2%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8%를 웃돌았다.

고금리 충격을 흡수할 기업 이익이 유지되는지도 중요하다. 코스피 상장사의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올해 806조3000억원, 내년 1047조5000억원이다. 전망치의 상향 속도는 둔화했지만 하향 전환하지는 않았다. 반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3~5.5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리와 유가가 추가로 안정되면 이익 전망치보다 주가가 빠르게 내려간 업종을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다. 단순히 금리가 높은지가 아니라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는지, 기업 이익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가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KRX 철강지수가 1.95%, KRX 반도체지수가 1.87% 올랐다. 코스피200 산업재지수도 1.37% 상승했다. 반면 KRX 에너지화학지수는 4.65%, KRX 증권지수는 4.50%, KRX 보험지수는 4.11%, KRX 자동차지수는 3.90% 하락했다. 지수를 추격하기보다 실적과 재무 여력에 따라 종목을 선별해야 하는 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진입 시점을 세 단계로 나눠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첫 단계는 FOMC 이후 국채금리 하락을 확인한 현재다. 두 번째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중동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시점이다. 세 번째는 내년 초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인되는 구간이다.

단기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AI 투자 속도 조절 논란이 실제 빅테크의 자본적지출 축소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추석 연휴로 21~23일만 거래가 이뤄지는 가운데 24일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점도 적극적인 방향성 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으로 지수가 다시 흔들리더라도 실적 대비 낙폭이 큰 종목을 분할 매수할 기회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전후 5거래일 코스피 지수 평균 수익률은 각각 -0.42%, 0.68%로 집계됐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매수 시점 3단계 중 1차 진입 시기”라며 “단기 충격은 발생할 수 있지만 국채시장 금리가 하락 안정화한다면 시장은 불확실성을 이미 선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을 동반한 추세적 돌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 베팅보다 종목 장세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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