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9등급제’에 N수생 23년來 최대…수험생 집단행동·장관 사퇴론까지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먹통’ 사태에 따른 구제 절차가 끝났지만 공정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올해는 대입제도 개편을 앞둔 마지막 입시인 데다 N수생 증가와 지역의사제 도입 등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원서접수 장애와 구제에 따른 형평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7일 시스템 장애와 관련해 접수된 구제 신청 1588건 가운데 414건을 구제 대상으로 인정했다. 이 가운데 실제 원서접수를 마친 사례는 354건으로, 나머지 60건은 구제 대상이 됐지만 최종 접수하지 않았다. 구제 대상은 11일 장애 당시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등 객관적인 전산기록이 확인된 경우로, 최종 구제된 원서는 40개 대학 306개 모집단위·전형에 반영됐다.
그러나 구제 대상으로 인정받고도 원서를 내지 않은 60건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대학별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뒤 접수 여부를 다시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접수를 포기하거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접수하지 않은 이유는 개별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쟁률 공개 이후 추가 접수 문제도 남았다. 마감이 오후 6시에서 7시로 연장된 사이 17개 대학이 경쟁률을 공개했고 이후 39건이 접수됐다. 교육부는 최종 경쟁률을 직접 조회한 기록이 확인된 3건에 대해서만 접수 취소를 권고했다. 나머지 36건은 인정됐지만 대학 홈페이지나 입시 커뮤니티, 가족·지인을 통해서도 경쟁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모든 부분을 건건이 확인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특히 올해 고3인 2008년생에게 이번 사태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고3은 내신 9등급제와 선택과목이 있는 현행 수능을 치르는 마지막 세대다. 현 고2부터는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고 수능 선택과목도 사라져 재수를 택할 경우 달라진 입시제도에 적응해야 한다.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졸업생 등 N수생은 19만6473명으로 2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여기에 지역의사제가 이번 대입부터 적용되면서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지원 전략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올해 고3은 대입제도 개편 직전 마지막 학년이라 재수에 대한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인데 N수생 증가와 지역의사제 등 입시 변수까지 겹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서접수 문제로 공정성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시 결과와 관계없이 상당한 불안과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은 집단행동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 사퇴 요구로 번졌다. ‘수시 원서접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수험생 연대’는 19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후 6시 이후 접수된 원서의 전면 취소와 추가 접수 사례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과 자녀교육권부모연합도 최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야권에서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는 제대로 된 구제책을 찾을 마음도, 학생들을 구제할 역량도 없어 보인다”며 책임론에 가세했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 접수와 불합격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이승우 법무법인 법승 대표변호사는 “특정 모집단위에서 추가 접수로 지원자가 증가한 부분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며 “성적뿐 아니라 면접 등 다양한 추가 평가 지표가 있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지원자가 늘었다는 것만으로 수험생의 불이익을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 장애 시각 이전부터 시스템 불안정이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서버 불안정성이 그 전부터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후 5시40분께 접수를 시도하다가 6개 대학 중 3~4개밖에 원서를 넣지 못했다면 피해 입증은 까다롭더라도 현실적인 피해가 존재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교육부가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