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 25% 넘은 사당21구역…신통기획 재개발 ‘기로’

기사 듣기
00:00 / 00:00

5월 '조건부'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반대율 15%에서 26%로 높아져
내달 동작구 갈등조정위서 논의

▲동작구 사당동 1026-10번지 일대에 붙어 있는 반대 동의서 모집 벽보.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주민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에 오른 사당21구역이 사업 추진 갈림길에 섰다. 후보지 선정 이후 주민 반대가 오히려 늘면서 정비계획 입안 취소까지 검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찬반 주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동작구는 갈등조정 절차를 거쳐 사업 추진 방향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20일 동작구에 따르면 사당21구역의 주민 반대 동의율은 이달 초 공식 집계 기준 약 26%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정한 정비계획 입안 취소 검토 기준인 25%를 넘어선 수준이다.

사당21구역은 동작구 사당동 1026-10번지 일대에 있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다. 올해 수시선정구역에 포함됐다. 구역 면적은 11만3858.5㎡이며 제1·2·3종 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있다. 추진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는 약 900명이며, 향후 약 24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 조성이 거론된다.

사당역과 이수역 인근에 있어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주민설명회를 연 뒤 약 한 달 반 만에 찬성 동의율 53%를 확보해 후보지 신청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5월 후보지 선정 당시부터 높은 주민 반대율이 사업 추진의 변수로 지목됐다. 동작구가 후보지를 신청할 당시에도 반대율은 약 15%로 다른 후보지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반대 의견이 집중된 지역을 구역에서 조정하거나 반대 동의 철회서를 받아 반대율을 낮춘 뒤 선정위원회에서 재심사를 받도록 조건을 달았다.

이후에도 반대율은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26%까지 상승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조건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동작구는 이 같은 상황에서 곧바로 서울시 선정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찬반 주민의 입장이 갈리는 배경에는 주택 유형과 거주 기간, 임대수익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있다. 찬성 주민들은 노후 주택과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면 대규모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당21구역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조건부 선정에 따른 조치계획을 6월 구청에 제출했다"며 "사업을 더 지연하지 말고 조속히 후속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기간 거주하면서 다가구주택을 임대한 소유자들은 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자산과 임대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당21구역에서 약 50년간 거주했다는 80대 토지등소유자는 "30대에 이 동네로 들어와 지금까지 살았고 보증금과 월세를 받아 생활하고 있다"며 "재개발을 하면 기존 주택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세입자 보증금도 돌려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후보지 추진 과정에서 개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지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빌라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장기 거주 주민과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은 현 상태 유지를 원하거나 역세권 활성화 사업,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등 다른 방식의 개발을 선호하는 등 반대 이유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동작구청 앞에서 열린 사당21구역 신속통합기획 추진위원회 시위 사진. (스레드 갈무리)

찬반 양측은 최근 구청에 각자의 입장을 전달했다. 찬성 주민들은 17일 동작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추진준비위원회 측은 구청의 업무 지연을 지적하며 조건부 선정에 따른 후속 절차를 밟고 반대동의서도 면밀히 검증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대 주민들은 공식 반대율이 입안 취소 검토 기준을 넘어선 만큼 이를 사업 추진 여부에 반영해 달라는 의견을 구청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2024년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변경해 주민 반대에 따른 정비계획 입안 재검토·취소 기준을 마련했다. 토지등소유자의 20% 이상이 반대하면 입안을 재검토하고, 25% 이상 또는 반대 토지 면적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면 입안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율이 25%를 넘었다고 사업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계획에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주민 동의 현황과 갈등 정도,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선정위원회가 종합적으로 심의한다.

동작구는 우선 다음 달 초 열리는 갈등조정위원회에 사당21구역을 첫 번째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찬반 주민의 의견을 듣고 구역 조정 가능성과 사업 추진 여건 등을 검토한 뒤 서울시 선정위원회 상정 여부와 향후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특정 지역을 제외하라고 결정하기는 조심스럽다"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서울시 선정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