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코스닥 투자펀드 10월 가동”…황성엽 “인내자본 부족”
부동산 쏠림 완화·장기보유 유도·벤처 후속투자 확대 제언

혁신기업과 전략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려면 자본시장에 장기자금이 유입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의 이동을 유도할 세제 개선과 함께 기업가치 평가와 벤처 후속투자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에서 개원 29주년 기념 콘퍼런스를 열고 혁신기업과 전략산업에 성장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을 논의했다. 김세완 자시연구원장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현장의 목소리를 더해 실천 가능한 해법을 찾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국민의 자산 형성과 연계된 장기자금이 시장의 버팀목이 되도록 상품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금융세제도 오래 보유할수록 더 큰 보상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관계 부처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망 혁신기업은 원활히 성장하고 우량기업은 제대로 대우받는 시장으로 코스닥의 체질을 바꾸겠다”며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투자펀드를 신설해 10월경 투자를 개시하는 등 기관의 장기자금이 유입될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창업 초기 자금 조달이 활발해진 것과 달리 이후 성장 단계를 뒷받침할 인내자본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려면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의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 이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정책적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는 자본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기업의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개선 과제가 제시됐다. 첫 발표를 맡은 이효섭 자시연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쏠림 완화 △국내주식 장기보유 유도 △상품 간 세제 격차 해소 등 세 방향의 세제 개선을 제안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보유세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면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주식 장기보유에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투자 수단별로 다른 과세 체계를 동일 자산·동일 과세 원칙에 따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 자시연 선임연구위원은 “주가에 기업의 미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제대로 반영돼야 자금이 생산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시·회계 품질을 높이고 중소형 상장기업에 대한 리서치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도 기대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희철 자시연 연구위원은 “기업의 무형자산 중요성이 커지는 데 비해 금융시스템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무형자산의 가치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금융중개 역량을 높이고, 장기 위험자본 공급 기반을 확충하면서 관련 회계·공시 정보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영 자시연 연구위원은 “국내 중·후기 자금조달의 핵심 제약은 후속투자 기회와 투자자 기반의 부족에 있다”며 “공동투자를 주도할 대형 벤처캐피털을 육성하고 투자자 참여를 늘리는 한편, 산업별 보증·저리 대출과 투자금 회수 경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생산적 금융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금 공급과 함께 회수 경로도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강신우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자금이 공급되는 만큼 투자금 회수 경로를 어떻게 마련할지도 중요하다”며 “기업공개(IPO)에 의존하는 회수 구조를 다변화하고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스타트업과 성장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