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과 PC 등을 장시간 사용하거나 오랜 시간 운전을 한 뒤 손이 저리고 불편한 증상을 경험하기 쉽다. 단순히 손을 많이 사용해서 생긴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지만,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밤부터 새벽에 심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에 있는 좁은 통로인 손목터널에서 정중신경이 눌리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엄지부터 약지 일부의 감각과 엄지손가락 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반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꿈치 안쪽을 지나가는 척골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흔히 팔꿈치를 부딪혔을 때 새끼손가락까지 전기가 오듯 찌릿함이 느껴지는 것은 척골신경이 자극된 탓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발생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임신이나 폐경기처럼 몸이 잘 붓는 시기, 당뇨병, 갑상선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비만 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고, 손목 골절이나 관절염, 결절종 같은 혹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강한 힘을 주는 작업, 진동 공구 사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5만4643명으로 집계됐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의 엄지 쪽 절반이 저리고 새끼손가락은 대개 저리지 않다. 증상이 심해지면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져 단추를 잠그거나 동전을 집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약지의 새끼손가락 쪽 절반과 새끼손가락이 저리며, 팔꿈치 안쪽이나 전완부 안쪽이 함께 아픈 경우도 있다. 진행되면 손가락을 벌리고 모으는 힘이 떨어져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 같은 섬세한 동작이 서툴러질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대도 다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밤이나 새벽에 손이 저려 잠에서 깨는 증상이 특징적이며,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잠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운전하거나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오래 사용해 손목을 일정한 자세로 유지할 때도 심해진다.
진단은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 야간에 증상이 있는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확인하는 문진에서 시작한다. 이후 신경을 눌러보거나 두드려 감각·근력·근육 위축을 살피고, 골절 변형이나 골극 형성 여부를 보기 위해 엑스레이(X-ray) 촬영을 시행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밤에 손목을 일자로 유지해 주는 보조기 착용이 우선이다. 손목이 꺾이지 않는 중립 자세 유지가 중요하며, 증상이 심할 때는 초음파를 보며 스테로이드 주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고영윤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이 저리다고 해서 모두 같은 질환은 아니며,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 언제 증상이 심해지는지, 손에 힘이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신경 질환은 오래 방치할수록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벼운 저림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