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첫 두자릿수 순익 증가율
상반기 적자기업 1411곳⋯역대 최대
부동산·소매업·전기차·태양광 등 타격

중국 상장사들이 AI 개발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다만 AI가 아닌 다른 분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불균형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상하이와 선전 등 본토 증시에 상장된 기업(금융업 제외) 5400곳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1~6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조9000억위안(약 392조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두 자릿수 순익 증가율을 기록한 건 5년 만이다.
AI 서버 수요 특수가 주효했다.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모기업인 창신과기집단은 776억위안 흑자를 냈다. 전체 상장사 손익 개선분 가운데 약 4분의 1을 여기 한 곳이 책임졌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23억위안 적자였다. AI용 반도체를 생산해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 순익은 2.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노 데쓰지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소재와 부품 등 AI 관련 수요는 계속 강하며 수출 등을 통해 미국 대형 IT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 따른 수혜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익을 기록하던 중국 기업계도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멍레이 UBS 투자전략가는 “올해 연간 실적은 약 15%의 증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술기업이 성장을 이끌면서 실적 추세가 전환점에 접어들었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411곳으로 지난해보다 약 10% 많았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로, 전체 상장사의 26%에 달했다. 식품과 부동산 등 내수 관련 업종의 어려움이 지속했다. 최종 손익이 악화한 곳도 2700여 곳으로 전체 절반이 넘는다. 윌리엄 브래튼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실적 개선이 기업 전체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자가 가장 컸던 곳은 부동산 대기업 완커로 149억위안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 주택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만 신축 주택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다. 부동산 기업 104곳 중 절반이 넘는 60곳이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대표적으로 BYD의 순익이 21% 급감했다. 소매업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 업체 융후이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을 폐쇄했고 매출은 20% 줄었다.
전체 상장사 중 손익 악화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양돈 대기업 무위안식품이었다. 지난해 105억위안 흑자에서 올해 60억위안 적자로 전환했다.
태양광 패널 업계도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징코솔라 등이 적자 폭을 확대했다. 중동에서의 전쟁 여파로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관련 업계 73개사 적자 총액은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를 다루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AI의 전면적인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산업 현대화를 내걸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로듐그룹 중국 담당자는 “첨단기술 산업 규모는 부동산 등 기존 산업의 침체를 메우기에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