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변혁’ 외친 엄주성…300억 추가 투자에도 전산사고 반복 [질주하는 키움, 커지는 리스크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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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 사고금액 15.7억 업계 최대…전체 36.4% 집중
증거금 넣어도 반대매매…금감원, 그룹 IT 위험관리도 지적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가 취임 당시 내건 ‘IT 변혁’이 반복되는 전산사고에 흔들리고 있다. 매년 약 1000억원의 전산비용을 지출하고 지난해 300억원을 추가 투자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증거금을 납부한 투자자의 주식이 반대매매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29일 오전 개장 직후 키움증권 일부 고객 계좌에서 입금된 증거금이 전산상 제때 반영되지 않아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투자자들은 키움증권이 안내한 반대매매 해소 기한인 오전 8시45분 이전에 부족금을 입금해 담보유지비율을 맞췄지만 보유 주식이 강제로 매도됐다고 주장했다.

키움증권은 전산 처리 지연에 따른 반대매매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 고객에 원상 복구 비용을 보상하기로 했다. 다만 사고 이전부터 발생한 평가손실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일부 투자자와 보상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전산사고는 올해 들어 오히려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산사고는 총 7건이다. 지난해 3건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4건으로 증가했다.

사고금액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국내 10대 증권사의 MTS 전산 사고금액 43억1484만원 가운데 키움증권이 15억7284만원으로 36.4%를 차지했다. 사고 원인은 프로그램 오류 5건, 시스템 장애 2건이었다. 프로그램 오류에 따른 사고금액만 15억6808만원에 달했다.

이용자 규모에 비해 자체 IT 인력은 적었다. 올해 6월 기준 키움증권의 IT 담당 인력은 69명으로 미래에셋증권(255명)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반면 7월 기준 MTS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영웅문S#’이 330만명으로 미래에셋증권(362만명)과 격차가 크지 않다.

다른 대형사와 비교해도 격차가 컸다. △신한투자증권 202명 △NH투자증권 188명 △한국투자증권 175명 △KB증권 165명 △삼성증권 163명 등 대형사의 IT 인력 규모와 비교하면 키움증권의 전산 인력(69명)은 대형사 평균을 크게 밑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키움증권이 이미 전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9월 ‘IT 안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고 연말까지 IT 부문에 3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매년 약 1000억원을 지출하는 전산비용과 별도였다.

대책에는 IT 인프라 검증과 품질관리 체계 강화, IT 내부통제 전담조직 신설 등이 담겼다. 자체 IT 인력을 늘리고 급격한 주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원장 시스템 구축도 추진했다.

대책 마련의 계기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주문 지연 사고였다. 4월 3일과 4일 이틀 연속 영웅문 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주문 처리가 지연됐다. 금감원은 다음 달 키움증권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해 사고 원인과 대응 조치 등을 점검했다.

엄 대표는 2024년 취임 당시 ‘IT 변혁’을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후 전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확대와 조직 개편에 나섰지만 잇따른 장애로 성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IT 문제는 그룹 차원의 위험관리 체계와도 맞물려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다우키움 금융복합기업집단 검사 결과 경영유의사항 5건과 개선사항 10건을 통보했다. 키움증권은 다우키움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대표금융회사다.

금감원은 다우기술이 그룹 지배구조 상단에서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면서 키움증권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전산시스템 구축·관리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다우키움은 비금융회사의 재무·경영 위험 등이 그룹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도록 내부 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검사 결과 관련 모니터링을 수행하지 않았고 세부 업무절차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통제·위험관리 조직의 인력 구성도 지적 대상에 올랐다. 2024년 9월 말 기준 관련 전담조직은 A파트 2명과 B팀 3명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은 다른 금융복합기업집단과 비교해 원활한 업무 수행에 충분한 인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련 경력이 부족한 직원에 대한 연수·교육과 인력 적정성을 평가하는 정기 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내부거래 관리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그룹 내부통제협의회 심의가 필요한 내부거래의 구체적인 정의가 없어 관련 절차가 자의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다만 금융복합기업집단 검사에서 금감원이 영웅문 전산장애의 원인을 다우기술로 지목한 것은 아니다. 다우기술이 키움증권 등 주요 금융계열사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에서 비금융회사발 위험을 그룹 차원에서 인식하고 관리할 절차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웃소싱 인력 350명을 포함해 400여명의 IT 전문인력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산사고 방지를 위해 IT 부문에 3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투자를 통해 IT 컨설팅과 검증계 구축, 추가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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