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월 이후 최대 낙폭
카카오페이 등 국내 관련주도 요동
규제 공백 장기화⋯중간선거가 변수

미국 가상자산 시장에 포괄적인 규제 틀을 마련하려던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과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국내시장도 이 충격에 흔들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보다 7.66% 내린 5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두나무 지분 보유주인 한화투자증권도 3.27% 하락한 45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결제·스테이블코인 관련주는 낙폭이 더 컸다. 카카오페이는 11.48% 떨어진 4만500원, 헥토파이낸셜은 16.32% 급락한 1만8410원에 장을 마쳤다. 다날과 NHN KCP도 각각 10.20%, 8.37% 내리며 약세를 보였다. 이들은 결제·송금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따른 사업 확대 기대를 받아온 종목들이다.
미 상원은 15일(현지시간) 클래리티법 심의를 위한 절차 표결을 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됐다. 법안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60표 확보에 실패했다. 민주당에서 찬성표가 나오지 않은 데다 공화당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과 증권거래위원회(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년 넘게 협상이 진행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 방지 방안 등을 놓고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법안 좌초 소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10.1% 급락했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인터넷그룹도 11.4% 떨어졌다. 비트코인 대량 보유기업 스트래티지도 5% 넘게 하락했다.

법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기대했던 규제 불확실성 해소도 미뤄지게 됐다. 법안이 통과됐다면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감독기관의 권한을 법률로 명문화할 수 있었지만 당분간 SEC와 CFTC가 기존 권한을 활용해 자체적인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두 기관이 자체적으로 규칙을 마련할 수 있지만 의회가 제정한 법률보다 향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뒤집히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비트코인은 이미 작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최근에는 AI 투자 열풍으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분산된 데다 유동성 축소와 위험자산 선호 약화까지 겹쳤다. 비트와이즈자산운용의 매슈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됐다면 올해 4분기 유망 투자처는 가상자산이었을 것”이라면서 “법안 부결은 회복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규제 체계가 법률로 확정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업체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사업 등 아직 집행되지 않은 투자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