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경기지부 보조금으로 일본서 환수…매입 방식·예산집행 검증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김동연 전 지사 시절 24억원을 투입해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 유묵의 매입 전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조사 초점은 광복회 경기도지부를 통한 매입 방식과 가격 산정, 예산 집행 절차의 적절성에 맞춰졌다.

1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지사는 “도민의 혈세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한 점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며 안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매입과 예산 집행 전 과정을 엄중히 조사해 보고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뜻이다. 안 의사가 중국 뤼순감옥 수감 시절 일본제국 관동도독부 고위 관료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는 2025년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민간자본 보조금 24억 원을 교부했다. 광복회 경기도지부가 이 보조금으로 일본인 소장자에게 대금을 지급해 같은 해 8월 유묵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번 논란에서는 작품의 가치 평가를 누가 진행했는지, 일본인 소장자와 가격을 협상한 주체가 누구인지, 24억원을 적정 매입가로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등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추 지사는 이 같은 매입·집행 과정 전반을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24억원이 집행된 ‘장탄일성 선조일본’과 별도 예산 13억원이 편성된 ‘독립(獨立)’은 서로 다른 작품이다. 전자는 이미 국내로 환수됐지만 후자는 일본인 소장자 측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매입이 중단됐다.
경기도는 ‘독립’의 전체 매입비용을 약 26억원으로 예상하고 2025년 추가경정예산에 13억원을 편성했다. 나머지 13억원은 국민모금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소장자 측의 입장 변화와 협상 장기화로 모금 절차도 진행하지 못했다.
도는 매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급한 13억원을 반납받아 불용처리한 뒤 세입 조치할 방침이다. 이 사업의 장기 표류가 먼저 도의회에서 지적되면서 이미 환수한 ‘장탄일성 선조일본’의 매입 방식과 가격까지 검증 대상에 올랐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현재 경기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19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문을 여는 안중근평화센터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 지시는 김 전 지사가 같은 날 오전 경기도의 재정위기 진단과 민선 8기 확장재정 책임론을 공개 반박한 뒤 나왔다.
김 전 지사는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며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두 입장 발표의 연관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추 지사는 유묵 사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 실태도 함께 살피도록 했다. 도는 조사 대상 기관과 범위, 결과 보고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추 지사는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의 예산 부적정 집행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