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연아·박세리 나오듯”…조남준 교수 “스타트업도 첫 성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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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 큰 기업에 자금·전문역량 집중해야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MEeT 2026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학교법인일송항원)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였습니다. 하지만 김연아와 박세리 선수 같은 성공 사례가 나오자 후속 주자들이 뒤따랐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재료공학과 석좌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 플라츠에서 열린 의료기술 사업화 콘퍼런스 ‘MEeT 2026’에서 본지와 만나 국내 스타트업 지원 정책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한 스타트업을 제대로 밀어줘 유니콘으로 성장한 사례가 나오면 관련 생태계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 명이 먼저 성공하면 다른 사람들이 뒤따르고, 해당 분야에 인재와 자금도 모이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벤처캐피털과 정부의 각종 창업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개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만큼 성장하도록 돕는 지원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지원 대상을 지나치게 넓히면 기업 한 곳에 돌아가는 자금이 작아지고 연구개발과 임상, 인허가, 시장 진입까지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의료기술 분야에서는 성장의 한계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조 교수는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밀어주려면 투자 규모도 충분히 커야 한다”며 “지원금을 여러 곳에 나누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만한 회사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지원할 기업을 제대로 선별하는 전문적인 기술평가 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연구 실적이나 특허 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차별성과 시장 규모, 생산 가능성, 규제 통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성장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능성 있는 기술과 기업을 찾아낸 뒤 성장할 때까지 지속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기 성과에 매몰된 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술은 연구개발 이후에도 임상시험과 인허가, 생산시설 구축, 시장 진입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조 교수는 스탠퍼드대학교의 의료·바이오기술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인 SPARK를 예로 들며 “SPARK도 성과를 내기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사업을 단기간 운영한 뒤 바로 결과를 요구하기보다 10년 이상 일관되게 끌고 갈 리더십과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EeT 2026처럼 의료진과 연구자, 기술기업, 투자자, 정부·지원기관을 연결하는 행사도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기업의 성장을 추적·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봤다. 조 교수는 “가능성 있는 기술을 발굴한 뒤 전문가 멘토링과 투자, 인허가, 시장 진입까지 연속적으로 연결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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