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7월에 이어 8월까지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대체로 기조적 물가 상방 압력을 근거로 인상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날 유일하게 동결 소수의견을 낸 황건일 위원은 올해 4분기 물가 피크아웃 전망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근거로 들었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2026년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견조한 성장세와 근원물가 상방 압력,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했다. 반면 황건일 위원은 이날 유일하게 통화정책에 대한 속도조절을 주장하며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당시 금통위는 6대 1로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을 결정,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높였다.
황건일 위원은 위원별 의견 개진에서 "국내경제는 중동 상황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로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고 대출 연체율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물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4분기부터 둔화될 것이고 원화의 상당폭 절상으로 고환율 대응을 위한 제약적 통화정책 부담도 줄어들었다"며 "금리 조정 시 나타날 수 있는 정책 경로 기대 변화와 양극화 심화, 취약 부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하향 안정화된 환율 속에서 수요측 압력에 의한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인지 여부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 하루 전 개최된 동향보고회의에서도 경기 개선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못하는 ‘K자형 양극화’와 한계차주 위험이 언급됐다. 익명의 한 위원은 "금융시스템 내 금리인상 취약 부문 중 하나로 자영업 연체율 상승 위험이 두드러진다"며 취약차주 연체율 경로 점검을 당부했다. 다른 위원 역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금융여건이 제약적인 채권·신용시장 및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긴축효과가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다만 회의 전반에 걸쳐 고물가와 금융안정 리스크 차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위원은 "수출과 소득 호조로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우려가 크고 유동성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상방 압력에 선제 대응하되, 취약차주는 재정 여력을 활용해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융불균형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선제 인상하는 것이 향후 잠재적 정책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며 다소 이례적이었던 기준금리 연속 인상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8월 기준금리 경로를 둘러싼 시장 주체들의 기대가 엇갈린 배경에 대한 문답도 담겼다. 일반 경제주체의 경우 동결 기대가 높은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동결과 인상 기대가 뒤섞인 배경에 대해 해당 부서는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중점을 두는 반면, 일반 경제주체들은 경제와 금융지표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조사 대상자도 여러 주체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9월 FOMC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담겨 눈길을 끌었다. 한 위원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묻자 현업부서에서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9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40% 수준"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약 1.8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미 장기금리 방향성에 대해선 "재정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물가 대응 정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경우 장기금리 상승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