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만 국토연구원장 “수도권 집만 늘려선 주거안정 한계…균형발전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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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인구 수도권 집중 해소 없인 주거 안정 어려워
‘5극 3특’ 거점·농어촌 연결하는 60분 생활권 연구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 산업·기존 기관 연계에 중점

▲임재만 국토연구원장이 15일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상우 1000tkddn@)

“수도권으로 모든 자본과 자원이 몰리는 상황에서 아무리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지어도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임재만 국토연구원장이 수도권에 주택을 계속 공급하는 방식만으로는 주거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다며 국토균형발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과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공급만 늘려서는 집중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임 원장은 15일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다고 해서 마구 지으면 지방에 계신 분들에게 서울에 와서 살라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며 “최우선 정책은 국토균형발전”이라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국토계획과 주택·토지정책 등을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임 원장은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 출신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임 심교언 원장 퇴임 이후 약 11개월간 이어진 공석 끝에 지난 7월 제19대 국토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임 원장은 “국토연구원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그동안 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국토균형발전은 여전히 요원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국토 모니터링과 주거실태조사를 수행하는 한편 개별 정책이 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정책 시행 이후 효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 단계부터 균형발전 효과를 검토하고 정책을 보완하는 데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 관련해서는 권역별 산업 배치를 뒷받침하는 공간계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시설의 입지와 배후 주거지, 교통망, 생활서비스시설 등을 연계해 하나의 생활권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예를 들어 호남에 반도체 팹이 들어간다면 어디에 들어가고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 것인지, 생활서비스시설과 교통계획은 어떻게 마련할지, 기존 혁신도시나 산업단지와 어떻게 연계할지를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거점도시와 중간 거점, 농어촌을 6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산업과 인구가 일부 거점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주변 지역의 교통망과 생활서비스를 함께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관련해서는 이전 대상이 될 수 있는 기관과 지역별 산업 여건을 분석하고 있다. 기존 공공기관이나 산업 기반과 연계해 이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찾되 특정 기관의 이전 지역을 직접 제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임 원장은 “어떤 공공기관이 어느 지역으로 가야 하는지는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며 “기존 기관이나 산업 기반과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국토연구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책연구기관의 특성상 급변하는 현안에 즉각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연구과제 수행에 짧게는 4개월, 통상 1년가량 걸리는 만큼 단기적인 시장 대응보다 중장기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연구 운영체계도 개편한다. 그동안 국토연구원은 연구예산의 약 6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외부 수탁과제로 충당했다. 올해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폐지되면서 외부 수탁과제 실적에 맞춰져 있던 직원 평가체계를 연구 품질과 정책 활용도 중심으로 바꿔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임 원장은 “국토연구원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국토균형발전과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며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안을 내놓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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