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늘린 일자리 10개 중 8개 수도권 쏠렸다⋯지역 차 심화 '비상'

기사 듣기
00:00 / 00:00

한은 "최근 3년 생성형 AI 일자리 81%·에이전틱 AI 88% 서울 등 집중"
비수도권은 '피지컬 AI' 노출도 높아⋯제조·서비스업 고용 타격 우려
인재·인프라 격차가 양극화 촉발⋯"지역 맞춤 교육·AI 허브 육성 시급"

▲청년층 취업자 수가 4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취업게시판을 찾은 학생이 취업공고문을 살펴보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국내에서 생성형 AI 관련 채용이 빠르게 늘고 있으나 신규 일자리 10개 중 8개는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간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자율형) AI’ 일자리는 수도권 집중도가 90%에 육박했다. 비수도권은 고부가가치 AI 일자리에서 배제된 채 로봇과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소멸 위험에 노출되면서 AI발 지역 고용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AI와 지역 노동시장 - 지역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 제하의 BOK 이슈노트를 통해 "최근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이 같은 양질의 일자리 증가는 수도권이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이날 한은이 대전에서 개최한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세션1에서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생성형·에이전틱·피지컬 AI 등 3개 유형에 대한 직업·지역별 노출도를 국내 최초로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 고노출 일자리는 전국에 걸쳐 24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수도권 증가분이 19만 9000명으로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2025년 들어 본격화된 에이전틱 AI 고노출 일자리 역시 증가분의 88.3%(9만 3000명)가 수도권에 쏠렸다.

▲생성형AI 노출도 수준별 취업자수 지역 차 현황 (사진제공=한국은행)

반면 비수도권 지역들은 로봇·자동화 대체 압력이 높은 피지컬AI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도별로는 경북, 전남, 충북, 울산, 충남, 경남 순으로 피지컬 AI 노출도가 높았는데, 이는 비수도권 산업구조상 장치·기계조작, 단순노무, 서비스직 일자리가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피지컬 AI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비수도권의 주력인 제조, 운수, 숙박·음식업 부문에서 고용 감소 충격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AI 및 IT 인적·물적 자본이 향후 지역 간 노동시장 격차를 더 벌릴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수도권에서는 고숙련 인력 부족으로 전문직을 중심으로 한 임금 프리미엄(상승) 조짐도 관측됐다.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은 "현재 AI를 활용 중인 기업 비중은 서울과 지방 대도시 간 격차가 2.5배에 달한다"면서 "AI 활용도는 결국 IT 관련 연장선 상에 있는데 IT 인적자원과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과 그에 따른 시너지 차이에서 지역 간 격차도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다만 AI 기술 발전이 지역 격차 완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함께 제시했다. AI와 인간 간 협업 모델이 정착되면 공간적 대면 집적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고, 비수도권 전통 공장들이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을 통해 '지식서비스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AI가 저숙련 근로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균등화 효과'가 발휘될 경우 인적자본이 부족한 지방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AI발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 개편과 지역 거점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지역 서비스업 전문화를 위한 맞춤형 AI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지역 주력 제조업과 연계된 지식서비스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지역 거점대학이 산·학·연을 잇는 관내 AI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