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브랜드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도쿄 핵심 상권의 공실률이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하고, 임대료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현지 매장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CBRE코리아가 발간한 'CBRE 코리아 리테일 인사이트 노트 Vol.2 도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리테일 기업들은 일본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도쿄를 낙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서울 7대 주요 상권에서 발생한 일본인 소비액만 약 6100억원에 달해 외국인 전체 소비의 12.7%를 차지했으며, 일본 현지를 찾는 외래 관광객도 연간 4000만명을 웃돌며 도쿄 오프라인 거점의 매력도를 끌어올렸다.
보고서는 서울 주요 상권과 성격을 견주어 도쿄 5대 핵심 상권의 특성을 명확히 구분했다. 유동인구와 화제성을 두루 갖춘 시부야는 '명동과 성수', 젊은 스트리트 문화와 팝업 생태계가 살아있는 하라주쿠는 '홍대와 성수'의 결합으로 풀이했다. 하이엔드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오모테산도는 '한남과 도산', 정통 럭셔리 중심의 긴자는 '청담과 도산'에 비유됐으며, 거대 유동인구를 매출로 전환하는 신주쿠는 '강남'과 유사한 상권으로 평가했다. 지역마다 타깃 고객층과 매장의 목적이 완전히 다른 만큼, 브랜드 포지셔닝에 맞는 정교한 상권 선정이 진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적합한 상권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입지를 확보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도쿄 핵심 리테일 권역의 공실률은 0.0~0.1% 수준으로 빈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태이며, 긴자의 프라임 임대료는 츠보(약 3.3㎡)당 월 29만8000엔, 오모테산도와 하라주쿠는 25만2000엔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대로변 매물이 고갈되자 수요는 이면도로나 재건축 예정 건물로 밀려나고 있으며,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장기 거점을 지키기 위해 임차를 넘어 건물 매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공급 부족과 높은 진입 장벽 속에서 CBRE코리아는 단순한 매장 탐색을 넘어 입지 선정부터 계약 위험 관리까지 아우르는 초기 실행 전략을 강조했다. 브랜드 목표에 맞는 상권 선별, 까다로운 임대인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신용도와 경쟁력 입증, 비공개 매물 발굴은 물론 시설 철거 및 원상복구 의무 같은 일본 특유의 임대차 관행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김용우 CBRE코리아 리테일 총괄 상무는 “K-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은 국내 리테일 기업의 주요 해외 확장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도쿄는 상권별 소비층과 매장 역할이 뚜렷한 만큼, 시장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초기 단계부터 브랜드에 적합한 입지를 발굴하고 실제 출점까지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번 인사이트 노트가 국내 리테일 기업의 도쿄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실질적인 지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