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교 스마트폰 없는 학교 운영…내년 선도학교 400개교로 확대

교육부가 학교폭력 예방을 학생 대상 교육에만 맡기지 않고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전국 276개 학교를 선도학교로 지정하고 이 가운데 46개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내려놓도록 하는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 예방 어울림 더하기 선도학교’ 276개교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04개교, 중학교 114개교, 고등학교 56개교, 기타 2개교다. 내년에는 선도학교를 40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선도학교는 기존 학생 중심의 단기간 예방교육에서 벗어나 교원·학생·학부모가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 역량을 함께 높이는 ‘전학교 접근(whole-school approach)’ 모델이다. 학교폭력이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가정과 학급, 학교문화 등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만큼 학교 공동체 전체의 관계와 문화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교원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해 학급당 11차시 이상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공감과 의사소통, 감정조절, 갈등 해결 등 사회정서 역량을 기르는 한편 역할극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피해 학생을 돕는 ‘방어행동’을 연습하도록 한다.
학생 역시 예방교육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폭력 예방의 주체로 참여한다. 학생자치회와 동아리 등을 연계한 ‘어울림 학생 서포터즈단’을 통해 예방활동과 방어행동을 직접 기획·실행한다. 친구의 고민을 듣고 돕는 ‘또래상담’ 동아리도 운영한다.
학부모 참여도 확대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사이버폭력과 온라인 도박, 자녀와의 공감 대화 등을 주제로 60초 안팎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알림장 등을 통해 제공한다. 학부모 자치기구를 활용한 ‘학부모 옴부즈맨’과 다른 학부모에게 학교폭력 예방 경험을 확산하는 ‘학부모 리더그룹’도 운영한다.
특히 선도학교 가운데 46개교에서는 선택과제로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운영한다. 학교가 일방적으로 스마트폰을 수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공동체가 사용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규칙을 정해 학생 스스로 스마트폰을 내려놓도록 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대신 또래놀이와 예술·체육 활동 등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대체 활동도 늘린다.
교육부가 함께 마련한 운영 안내서는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교육공동체의 합의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관계와 배움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학교로 정의했다. 학교별 상황에 따라 일과 중 스마트폰을 분리·보관하거나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은 일방적인 통제가 아닌 학생 참여와 학교 구성원의 합의에 있다는 설명이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도 이번 정책의 배경이다. 안내서가 인용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3%로, 성인을 포함한 전체 평균 22.7%의 약 2배에 달했다.
내년부터는 인공지능(AI)도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활용된다. 생성형 AI가 기존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학습한 뒤 학급 상황에 맞는 교수·학습 과정안과 수업용 자료, 학생용 워크북 등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개발해 내년 5월부터 선도학교에 우선 보급한다. 학생에게는 기존 예방교육 학습·활동 이력을 분석해 후속 콘텐츠를 추천하는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심민철 교육부 학생건강안전정책국장은 “학교폭력 예방의 출발점은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학교 안에 만들어 가는 데 있으며, 학생-가정-학교의 관계와 문화를 함께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공동체 모두가 서로를 살피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학교문화를 확산해 모든 학생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