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BOJ 인상 기정사실, 가이던스가 관건”…美경기·AI 충격이 ‘진짜 방아쇠’
2024년과 달리 패닉 가능성 제한적…청산 현실화 땐 국내 주식·원화 약세 압력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2024년 8월과 같은 대규모 청산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18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금리인상 전망 자체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과도했던 엔화 약세 포지션도 상당 부분 정리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경기침체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급락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엔캐리 청산을 자극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국제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단기자금을 중심으로 엔캐리 청산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엔화의 투기적 순포지션은 이달 1일 9만2227계약 순매도에서 8일에는 1만796계약 순매수로 돌아섰다. 엔화 투기 포지션이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2월24일 이후 처음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고 단기자금 중심으로 청산됐다. 엔화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도 2024년 8월과 비슷한 속도로 빠르게 축소됐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이 2024년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당시에는 BOJ 금리인상으로 엔화 투자심리가 급변한 상황에서 미국 경기·고용 침체 우려와 빅테크 주가 급락까지 겹쳤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도했던 엔화 약세 포지션은 상당 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24년에는 기습적인 금리인상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빅테크 주가 급락이 엔캐리 청산의 시발점이 됐지만 지금은 아직 그런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엔화 강세만으로 엔캐리가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AI에 대한 부정적 심리가 형성되는 등의 충격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은 엔캐리를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9월 BOJ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향후 통화정책 가이던스가 변수로 꼽혔다. 문 연구원은 “일본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인상 여부 자체보다는 가이던스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것”이라며 “BOJ뿐 아니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청산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문 연구원은 “미국 주식이 빠지면 국내 증시도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은 다소 애매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자금이 본격적으로 일본계 자금으로 이동하면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쳐 국내 자산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