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누려야 할 ‘경영권 프리미엄’…자본시장법 입법 속도 [의무공개매수 명과 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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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상장사 경영권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에게만 돌아가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와 나눠야 한다는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일정 지분 이상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한 인수자에게 잔여 주식의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의무공개매수가 국회에서 본격적인 입법 검토 대상에 올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에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의 지분을 매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식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주식 등을 추가로 취득해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기존에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잔여 주식 전부에 대해 의무공개매수를 해야 한다. 이미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추가로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도 대상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은 의무공개매수 발동 기준을 30% 이상으로 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개정안에서 25%를 기준점으로 삼은 이유는 국내 시장의 특성이 반영됐다. 국내 상장사 지배주주는 해외 선진국 대비 평균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25%를 기준으로 잡아야 사각지대 없이 경영권 거래를 규제망 안에 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의무공개매수는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반주주에게도 기존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장치다. 현재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더라도 일반주주는 그 혜택을 공유하기 어렵다. 경영권을 넘기는 대주주는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매각하지만, 일반주주는 이후 새 주인이 들어선 회사의 주주로 남거나 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개정안은 이런 구조를 손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안 제안 이유에서도 국내 상장사 M&A가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규정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최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점하고 일반주주는 보유주식을 공정한 조건으로 매각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제도가 도입되면 경영권 거래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인수자는 최대주주 지분만 확보하는 것으로 거래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이번 법안은 특정 비율까지만 매수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잔여주식 등 전부'를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개매수 가격도 임의로 정할 수 없도록 했다. 의무공개매수 사유가 발생하기 전 1년 동안 인수자가 매수한 주식 등의 최고가격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격 이상을 제시하도록 했다. 경영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지급한 가격을 일반주주에게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개정안은 영국과 유럽연합 회원국, 일본 등을 주요 사례로 들며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지배권을 확보한 경우 잔여 주주에게도 일정 가격 이상으로 공개매수를 제의하도록 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다시 논의되는 배경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자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특정 주주에게만 귀속되는 구조에서는 일반주주가 지배권 거래의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곧바로 자본시장 선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경영권 지분 외에 잔여 지분까지 매수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주주의 출구를 넓히는 대신 M&A 시장에는 새로운 비용이 발생한다.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부정적인 측면에 동시에 거론되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대주주만 가져가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시장에서도 상당 부분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다만,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인수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전가하면 결국 매도자와 인수자 모두 거래를 미루게 될 수 있어 적정한 매수 범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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