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첫 사업 발표 눈앞…2000억달러 ‘안전판’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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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 뉴욕서 막판 협상…17일 국회에 결과 보고 예정
사업비 증액·개별 손익 정산 쟁점…원리금 회수 장치 실효성 주목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가운데)이 9월 7월(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정부의 첫 대미 투자 사업 발표가 임박하면서 투자금의 원리금 회수를 뒷받침할 안전장치 확보가 협상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사업비 증액 요구에 더해 사업 간 손익을 합산하는 구조와 투자금 송금 시점까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만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련 막판 협상을 벌였다. 김 장관은 17일 국회에 협상 결과를 비공개로 보고할 예정이다.

유력 투자 대상으로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건설 사업이 꼽힌다. 양측은 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와 조건 등을 최종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조선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2000억달러로 구성된다.

전략적 투자에는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 자금 집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장치를 뒀다.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사업만 추천하도록 명시하고, 연간 송금 한도를 200억달러로 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투자처 선정 통지를 받은 뒤 최소 45영업일이 지나 투자금을 송금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 가운데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사업 간 손익을 통합 관리하는 ‘우산형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의 운영 방식이다. 당초 양국은 개별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상위 투자 SPV에 모아 한국의 투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로 했다.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손익을 정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우산형 법인을 유지하더라도 사업 간 손익을 합산하기 어려워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다만 산업부는 수익배분 구조가 양국 간 협의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도착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사업비 증액도 수익성에 영향을 줄 변수다. 엔시날 발전소는 당초 총사업비 200억달러 안팎에서 검토됐지만 미국의 증액 요구로 220억달러대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성 논란이 이어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투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첫 투자금의 송금 시점 역시 관심사다. 이달 말 약 3조원이 미국에 송금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처 선정 통지 후 최소 45영업일이 지나 자금을 납입한다는 원칙을 지킬 수 있을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송금 규모와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상업적 합리성’ 원칙을 실제 사업 선정 과정에서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상업적 합리성은 투자 기간에 원리금을 상환할 만큼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다만 러트닉 장관이 이끄는 투자위원회가 한국 측과 협의를 거쳐 사업을 추천하더라도 최종 투자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는 구조여서 정치적 판단이 수익성보다 앞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추가 요구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회와 국민의 의견을 토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OU에 담긴 안전장치를 실제 투자 조건에 얼마나 반영했는지가 이번 협상의 성과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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