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챗GPT 추천이 예·적금 갈아타기까지…기은, 금융소비자 AI 활용 전 과정 첫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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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개인금융 인사이트’ 주제 생성형 AI로 정해
챗GPT·제미나이·클로드 활용 금융소비자 행동 추적
설문 2000명·대면 실험 병행⋯내년 3월 보고서 발간

챗GPT가 추천한 예금이 실제 가입으로 이어질까. 금융소비자가 생성형 AI에 금융상품을 묻고, 답변을 검증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전 과정을 은행권이 처음으로 추적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점검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의 판단과 자금 이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매년 발간하는 대표 연구보고서 ‘2027 개인금융 인사이트’의 핵심 주제로 금융소비자의 생성형 AI 활용 실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조사 준비에 들어갔다. ‘개인금융 인사이트’는 금융소비자의 거래 행태와 디지털 금융시장의 변화를 분석하는 기업은행의 연례 보고서다.

이번 연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금융상품을 탐색하거나 자산관리 등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내린 경험이 있는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 플랫폼 이용자를 필수 조사군에 포함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대상 플랫폼을 추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AI의 추천이 금융소비자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소비자가 AI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부터 답변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추천받은 상품을 실제로 선택하는지까지 전 과정을 살펴본다.

AI 답변을 접한 뒤 금융회사 공식 홈페이지나 금리 비교 플랫폼에서 정보를 다시 확인하는지도 조사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금리와 수수료, 중도해지 조건 등 어떤 정보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지와 AI 추천 전후 최종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추적할 방침이다.

조사는 대규모 설문과 행동실험을 병행한다. 온라인 설문은 유효 응답자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 가운데 최소 30명을 선발해 대면 행동실험과 심층면접(IDI)을 실시한다. 실험 참여자와 면접 대상자를 일치시켜 AI 답변을 접하기 전후의 인식과 심리 변화를 교차 검증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남긴 ‘디지털 발자국’도 분석한다. 참여자가 AI에 입력한 프롬프트의 문장 구조와 검색 화면, 방문 사이트 기록 등을 수집해 AI 추천 이후 어떤 경로로 정보를 확인하고 상품 가입에 이르는지 구체적인 이동 궤적을 들여다본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AI 플랫폼과 질문 방식은 물론, AI가 예·적금과 대출·자산관리 상품의 탐색과 비교 과정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규명할 계획이다. 생성형 AI가 기존 포털 검색이나 금융회사 애플리케이션, 금리 비교 플랫폼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가능성도 분석 대상이다.

조사 설계는 다음 달까지 마무리한다. 오는 11~12월 설문조사와 대면 실험을 진행하고 내년 1월 데이터 분석, 2월 보고서 감수를 거쳐 3월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해 3월 발표한 ‘2026 개인금융 인사이트’를 통해 시니어와 외국인, 자산가 등 고객군별 금융 이용 행태를 분석했다. 내년 보고서에서는 고객군을 넘어 금융상품의 탐색과 비교, 선택 방식을 바꾸고 있는 생성형 AI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연구는 생성형 AI가 금융상품 판매와 소비자 보호 체계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AI가 소비자의 비교·탐색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정보가 상품 선택으로 이어질 경우 불완전판매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생성형 AI 플랫폼이 금융상품·서비스 선택 과정에서 점차 중요한 정보 탐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하반기 정부의 국내 AI 플랫폼 무료 제공 사업이 추진되면 이 같은 흐름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AI 플랫폼과 프롬프트 작성 방식, 금융상품 비교와 정보 재검증, 최종 선택 과정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생성형 AI가 금리·수수료·위험요인 등 핵심 금융 조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여 금융소비자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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