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는 ‘손 피부질환’…피부과 전문의들 “부적절한 연고, 민간요법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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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4회 피부건강의날을 맞아 ‘소중한 나의 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학회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손에 생기는 발진과 염증을 단순히 일시적인 ‘습진’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병을 키울 수 있다. 손에서 발생하는 피부질환은 증상이 유사해도 원인과 치료법이 모두 달라, 피부과 전문의의 면밀한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0일 대한피부과학회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4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소중한 나의 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손 피부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손 습진, 손발바닥농포증 등 손 피부질환의 감별과 진단에 관해 설명했다. 손 피부질환을 악화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소개하고, 손 피부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손 피부질환, 증상 비슷해도 원인·치료법 천차만별

▲10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4회 피부건강의날을 맞아 ‘소중한 나의 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손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유사해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손 습진, 건선, 손발바닥농포증, 백선 등은 홍반과 각질, 갈라짐, 물집 등의 양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과 직업, 생활 환경, 피부 병변의 형태와 경과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 피부질환의 겉모습은 비슷해도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라며 “질환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증상만 보고 임의로 판단하거나 자가치료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손 피부질환인 손 습진은 손과 손목에 붉어짐, 각질, 물집 등이 반복되는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원인은 자극접촉피부염, 알레르기접촉피부염, 아토피손습진 등이 있다. 환자가 임의로 연고를 사용하면 오히려 문제를 악화할 수 있는데, 특히 국소스테로이드는 진단 없이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회복이 느려진다. 중증 환자는 경구 레티노이드 제제가 고려되며, 최근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야누스인산화효소(JAK) 억제제 ‘델고시티닙’도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했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반응이 없는 연고를 계속 바르며 버티는 것이 흔한 실수”라며 “적절하지 않은 연고 자체가 질환의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요법, 식초, 소금물, 찜질 등은 오히려 환부를 자극해 지양해야 한다”라며 “손을 씻을 때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너무 자주 씻기보다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라고 부연했다.

손·발바닥에 무균성 농포와 통증이 반복되는 손발바닥농포증 역시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홍반, 각질, 균열이 동반될 수 있다. 땀샘 주변에서 염증이 시작돼 면역반응을 활성화하고 증상을 악화하는 기전으로 발병한다. 흡연이 가장 잘 알려진 악화 요인이며, 연구에 따르면 금연을 장기간 유지하면 발병 위험이 44%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는 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면역조절 치료가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IL-17 및 IL-23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됐다.

정혜정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바닥농포증 치료 옵션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수포·진물 생겨도 약국·인터넷 의존…45.6%는 ‘심각하지 않아 병원 안가’

▲10일 대한피부과학회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4회 피부건강의날을 맞아 ‘소중한 나의 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하은 포레피부과 원장(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이사)이 손 피부질환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학회가 6~7월 온라인으로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45.8%는 최근 3년 이내 가려움, 갈라짐, 수포, 진물, 각질 등 손 피부질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손 피부질환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는 ‘매우 크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85.1%였으며, 가사활동, 직장 업무, 대인관계 등에 불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손 피부질환 경험자의 67.2%는 삶의 질이 저하됐으며 64.6%는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증상에 대한 대처로는 약국을 먼저 찾은 응답자 비율이 2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터넷 검색이 21%,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응답자도 14.8%로 적지 않았다. 피부과 전문의를 바로 찾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45.6%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51.6%는 손 피부질환의 증상이 유사해도 진단과 치료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손 피부질환 치료에 적합한 의료진으로 피부과 전문의를 꼽은 응답자는 94.9%로 높았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피부과 전문의 진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의료 이용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한 이하은 포레피부과 원장(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이사)은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높지만, 실제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간판에 교묘하게 피부과라는 문구를 넣어 환자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하는 ‘다크패턴’에 주의해야 한다”라며 “환자가 본인을 진료한 의사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단순히 착각했다는 생각을 넘어 ‘기만을 당했다’라는 불쾌함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환자들이 피부과 전문의 의료기관을 확인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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