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낙수효과 아직 제한적”…추가 인상 11월에 무게, 일부는 내년 1분기
최종금리, 전문가 11명 중 7명 3.25%, 3명 3.50%·1명 3.00%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6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한국은행 최종금리(터미널레이트) 전망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본지가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 11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한 결과 10명이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또 7명은 터미널레이트를 3.25%로 예상했다. 현 기준금리가 3.00%인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한 번 더 인상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같이 판단한데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소득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로 파급돼 수요측 물가압력을 높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한은은 올 2분기 명목 GDP가 전년동기대비 26.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79년 3분기(27.7%) 이후 최고치다. 다만, 전기대비로도 9.2% 늘어 1분기(10.5%)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실질 GDP는 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3.7% 성장해 속보치와 같았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21.9% 상승해 1980년 4분기(2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은 45.6%를 기록해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총투자율은 24.2%로 1975년 3분기(22.0%)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성장의 반도체 편중도 뚜렷했다. 제조업은 전년동기대비 6.7%, ICT산업은 16.6% 성장한 반면, 비ICT산업은 2.1% 증가에 그쳤다.
앞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향후 추가 금리인상을 판단할 때 물가지표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2분기 GDP 잠정치, 특히 명목 GDP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 지출 디플레이터가 3%까지 올라오는 등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조짐은 있다”면서도 “2분기보다 3·4분기가 중요하다. 이번 지표를 의미있는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1분기도 반도체가 주도했지만 2분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화됐다”며 “한은이 기대하는 반도체 낙수효과가 나올 수 있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상반기는 수출이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투자와 소비가 얼마나 강하게 올라오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높아진 저축률을 주목하는 평가도 있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저축률 증가는) 소득 증가분을 소비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반도체 호조에 따른 소득 개선이 경제 전반의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오버슈팅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성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일하게 최종금리를 기존 3.00%에서 3.25%로 높였다. 다만 그는 “명목 GDP에서 가계소득과 소비, 투자로의 전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터미널레이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인상 시점을 바꾼 전문가도 있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명목 성장률이 강하게 나오긴 했지만 터미널레이트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낙수효과가 제한적이다. 올 11월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더라도 이후 반도체 업황을 확인하면서 다음 인상은 내년 2분기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낮은 최종금리를 제시한 이재형 연구원은 “터미널레이트가 3.00%든 3.25%든 이번 GDP가 크게 영향을 줄 변수는 아닌 것 같다”며 “이미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 동향을 보면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되는 쪽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도 내년에는 둔화될 수 있다. 물가와 성장률 모두 피크를 찍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