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4개주 233개 학교·프로그램, 고교생 1만785명…KLS 500계정·교원·학생 교류 ‘3축’ 제시

1년 뒤에는 경기 한국어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 국회에 돌아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한국어를 미국 고등학교의 관심 과목에서 대학교육과 연결되는 ‘학문의 언어’로 끌어올리기 위한 AP Korean 도입에 경기교육의 공교육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필요성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AI 한국어교육 플랫폼을 미국 교실로 보내고, 미국 교육 행정가와 한국어 교사를 경기도로 불러들이고, 경기 학생과 미국의 한국어 학습자를 연결하겠다는 세 가지 실행안을 내놨다.
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 교육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준혁 국회의원, AP Korean 추진위원회 등과 ‘AP Korean 도입을 위한 전략 로드맵 세미나’를 열었다.
교육부와 국내외 한국어교육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국회 공식일정에도 이날 오후 2시 세미나가 등록됐다.
안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지난해 추진위원회 출범을 함께 했다”며 “오늘은 경기 한국어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적었다.
개인의 관심에서 교육행정의 실행 단계로 역할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AP는 미국 College Board가 운영하는 고교 단계 대학 수준 교육과정이다.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공부하고 AP 시험을 치른 뒤 대학별 정책에 따라 학점이나 상위과정 배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College Board가 운영하는 AP과목은 모두 42개다. 이 가운데 세계 언어영역에는 중국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일본어·라틴어·스페인어 등 7개 언어가 들어가 있다. 스페인어가 ‘Language and Culture’와 ‘Literature and Culture’로 나뉘어 과목수로는 8개다.
한국어는 없다. AP Korean 추진의 의미도 여기서 갈린다. 미국학교에 한국어 수업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College Board의 정규 AP 체계에 편입해 초·중·고에서 배운 한국어가 대학 단계까지 이어지는 교육경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AP Korean 추진위원회는 이를 ‘K-16 한국어교육 경로’ 구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교육과정과 평가체계, 교원양성, 시범운영, 국내외 기관의 역할 분담 등이 단계별 추진과제로 논의됐다.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AP Korean 추진위원회의 2026년 조사자료에는 미국 24개 주에서 한국어를 운영하는 학교·프로그램이 233개, 고교 단계 학습자는 1만785명으로 제시돼 있다.
안 교육감은 추진위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현장 교사의 93.6%가 AP Korean 신설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College Board의 검토 과정은 길고 엄격한 만큼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움직일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육감이 이날 가장 공을 들인 부분도 ‘경기도가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첫 번째는 경기한국어랭귀지스쿨(KLS)이다.
안 교육감은 “AI 한국어 랭귀지스쿨 KLS를 세계의 교실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KLS는 구상단계에 머문 사업이 아니다. 경기도교육청은 3월 미국 워싱턴주 공립학교 학생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KLS 접속계정 500개를 이미 발급했다. 시애틀 한국교육원과 연계해 해외 현장에서 적용하는 공교육 기반 한국어교육 모델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고 사전평가→학습→사후평가→이수의 학습 구조를 갖췄다. 6개 국어 다국어 강의와 영상 콘텐츠, 게임형 한국어 학습자료 등도 활용한다.
안 교육감은 경기교육이 이미 가진 이 자산을 AP Korean 세계화 전략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는 사람이다. 안 교육감은 미국 교육행정가와 현지 한국어 교사를 경기도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페이스북에서 남긴 표현은 짧았다. “한국어반은 관심이 아니라 사람이 만듭니다.”
학생의 한국어 관심이 실제 정규수업으로 이어지려면 교육과정을 만들 행정가와 수업을 담당할 교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학생이다. 경기도 학생과 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직접 연결하겠다고 했다.
한국어를 온라인 콘텐츠로만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학생 교류까지 붙여 학습 동기와 실제 언어 사용 경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안 교육감은 이 세 가지의 기반으로 경기도내 약 5만7000명의 이주배경학생과 경기형 한국어교육 경험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AP Korean의 ‘해외 확산’과 경기교육의 ‘내부 혁신’을 한 방향으로 묶으려는 계산도 담겼다.
해외에서 KLS를 사용하고 그 교육 효과를 검증하면 그 결과를 경기도 이주배경학생의 한국어수업에 다시 적용할 수 있다.
AP 수준의 교육과정과 평가체계를 설계하는 경험 역시 고교학점제 아래 경기고등학교의 심화 선택과목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안 교육감의 구상이다.
한국어를 해외에 보내는 정책이 동시에 경기교실의 한국어교육을 고도화하는 구조다.
안 교육감은 이를 실행할 한국어교육 세계화 TF도 이미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외국어 프로그램 NSLI-Y의 한국 전문가들을 향후 TF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NSLI-Y는 미국 청소년의 중요 외국어 능력 확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어도 대상 언어에 포함돼 있다.
도교육청 차원의 재정지원 의사도 공식화했다.
안 교육감은 이날 세미나에서 “AP Korean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라며 각 교육주체가 함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P Korean 도입을 위해 예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소병선 AP Korean 사무총장이 추진 경과를 보고했고 장태한 교수가 도입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한국어교육 수요와 교육과정·평가체계, 교원 기반, 국내외 협력구조 등을 논의했다.
실제 AP Korean이 정식 AP 과목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AP 과목 체계는 College Board가 운영하는 만큼 국내 기관의 선언이나 예산 투입만으로 신설되는 구조가 아니다. 충분한 수요와 교육과정, 평가체계, 교원 기반을 만들고 College Board와의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안 교육감이 이날 강조한 것도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추진체계였다. 그는 “한류가 열어준 관심을 배움으로, 배움을 제도로, 제도를 두 나라의 미래로 잇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국어가 세계의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선택하는 학문의 언어가 되는 날까지 경기교육이 함께 걷겠다”고 밝혔다.




